등산/지축산악회

지축산가 - 수락산에서(2006.06.18)

OHO 2006. 6. 19. 09:02

地軸山歌 - 수락산에서(2006. 6. 18)

 

 

그대여~!

우리

6월을 노래하자 !

뜨거운 햇살 아래에 익어가는 신록의 6월을 !

나른한 봄볕

깨어나 꿈틀대며

용솟음치는 힘찬 생명을 노래하자 !

 

그대여~!

6월에는

젊음을 노래하자 !

파도처럼 밀려와서 부딪치고 깨어지는

역동하는 젊음을 노래하자 !

뜨거운 태양 아래 짙어가는 녹음처럼

듬직하고 싱그러운 젊음을 노래하자 !

 

<마당바위 입구에서 산행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김동관 산행대장과 지축 가족들>

 

수락이여~!

우리 지축 가족들이 너의 품에 안겼노라 !

6월은

뜨거워진 햇살로 게으름에 빠지기 쉬운 때인지라

스스로의 나태함을 경계코자

커다란 바위, 짙은 녹음 어우러진

너, 수락의 품에 안겨

젊은 땀 한 번 마음껏 줄~줄~! 흘려보고자 함이니라 !

 

<마당바위에서>

 

수락산행은 원래 수락산역을 기점으로 하나

터져나는 주말 인파를 피해 우리만의 오붓한 산행을 즐기고자

인적 드문 이 곳 청학리 능선 아래 모였노라

느저분한 상점들이 들어선 청학리 수락계곡 입구의 소로를 따라 서너 걸음 올라가니

길 한 켠에 여나믄 사람이 둘러앉아 먹고 놀기 좋을 만한 커다란 바위 하나 있어

무슨 바위인가?  의문을 던질 즈음

주변에서는 그래도 이름 꽤나 날린 마당바위라 하더라

필시 마당처럼 넓고 평평하게 생긴 바위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련만은

어느 풍류객이 지어 준 이름인지

가히 생김새에 걸맞는 훌륭한 이름이로다

한 땐 저 아래 수락계곡의 맑은 물을 배경으로

사랑과 청춘을 노래하며 그럴싸한 풍류를 즐겼음직도 하다만은

세월 속에 묻혀버린 수많은 사연들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구나

 

<청학능선의 작은 암봉에서>

 

마당바위 옆을 지나 서너 마장의 논밭길을 통과하니

수락산 청학능선의 길이 천천히 펼쳐지누나.

원래 청학능선이란 지명이 전부터 공공연히 사용되어 왔던 것은 아니지만

청학리를 따라 길게 뻗은 이 능선에 합당한 이름이 없어

능선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 청학리의 이름을 따 청학능선이라 명명하니

푸른 학이 노니는 그윽하고 품격 높은 능선이라

스스로의 작명에 만족하고 이를 만천하에 공포하노니

우리 지축 가족들은 물론이요

여타의 산객들도 이를 널리 사용하고 또 알려

수락에 대한 깊이를 더해 가길 원하노라

 

<능선 바위 사면에서>

 

지축이여~!

6월을 노래하자 !

뜨거운 햇살 아래 꿈틀대는 힘찬 생명을 노래하자 !

짙은 녹음 아래 피어나는 싱그러운 젊음을 노래하자 !

 

<485봉을 바라보며>

 

햇살에 달아오른 능선 바위 사면에서

줄~줄~! 땀을 쏟아내며

흐르는 땀만큼이나 거친 숨을 몰아쉰다.

수락의 계곡을 수놓는 아름다운 물줄기도

김시습이 노래하던 금류폭(金流瀑)도         * 계곡 금류폭포에 김시습이 은거했다는 기록이 있음

오늘 우리가 펼쳐내는 젊음의 향연보다 더 아름다울리 있겠느냐?

지축이여~!

6월을 노래하자 !

뜨거운 햇살 아래 익어가는 신록의 6월을 !

짙은 녹음 아래 피어나는 싱그러운 젊음의 6월을 !

 

<능선에서>

 

수락이여~!

우리가 너를 사랑하여

너와 더불어 희비고락을 함께 하였음이 그 얼마던가?

엄동설한 눈보라 휘몰아치는 수락의 바위에서 '호~호~' 손 녹이며 올라가던 추억도

연분홍 진달래 치맛자락 나풀대는 능선에서 희희낙낙 농하며 함께 올라가던 추억도

뜨거운 햇살을 피해 장암계곡 발 담그고 시원한 그늘 아래 늘어지게 낮잠 한 숨 즐기던 추억도

뒹구는 낙엽 쓸쓸히 밟으며 괜스레 '휑~!' 한  가슴 안고 인생을 읊조리며 올라가던 추억도

모두가 다 너와 함께 어우러진 추억이니

우리 어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능선에서>

 

수락이여~!

햇살의 뜨거움을 피하고자 한다면

숲이 적은 청학능선을 비켜감이 옳겠으나

생동하는 젊음을 맛보고자 한다면

청학능선의 햇살 아래 '줄~줄~' 땀흘려보는 것도 또한 멋스럽지 않겠느냐?

능선 위로 솟아오른 멋진 수락의 봉우리들,

시원스레 펼쳐진 푸른 하늘, 따가운 햇살은

꿈틀대며 용트림하는 생명체의 역동감을 맛보기에 족하구나

 

<능선 중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허나, 수락이여~!

청학능선이라 하여 어찌 시원한 그늘 한 점 없겠느냐?

능선 곳곳에 우거진 소나무, 참나무의 그늘 아래 앉아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내리고

숲 사이 능선 아래로부터 불어오는 한 줄기 시원한 바람에 6월의 더위를 날려보낸다.

지축이여~!

6월을 노래하자 !

짙어가는 녹음 아래 무르익는 싱그러운 젊음을 노래하자 !

 

<홈통바위에서>

 

수락이여~!

608봉 헬기장 주변의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 앉아

그 간의 안부와 환담으로 우애를 다지면서 오찬까지 즐겼으니

이젠 슬~슬~ 하산길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

 

<홈통바위에서>

 

홈통바위 하산길은 수락산행의 백미(白眉)로다 !             * 백미 - 여럿 가운데 뛰어남

오십여 미터의 긴 바위 사면을 오르내리는 짜릿한 전률은

뭇 산에선 쉬이 맛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로다 !

내 이 홈통바위를 처음 접하였을 때

두려움과 희열에 가득 찬 가슴을 달래며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내려가던 기억이 새롭건만

이제는 거저 덤덤한 하나의 바윗길에 불과하니

감흥(感興)도 세월 따라 모두 흘러가 버렸는가?               * 감흥 - 감격과 흥분

 

<장암계곡에서>

 

수락이여~!

이젠 지축의 노래를 끝내야지 !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으나

여운이란 본래 관객의 몫인지라..........

장암계곡의 맑은 물에 발 담그고

산행으로 찌든 심신을 말끔히 씻어내니

마침내 지축의 합창도 그 막을 내리게 되었노라..........

 

 

* 이 후에는 장암계곡의 시원한 물가에서 오리고기 한 상씩 받아 놓고

  소주 한 잔 "캬아~ !  어~!  시원~하다 !!!!"................로 끝냈습니다.

 

<산행코스>

당고개역 - 마을버스로 청학동으로 이동 -  마당바위 - 485봉 - 608봉 - 홈통바위

- 장암계곡 - 석림사  - 수락산장 식당(하산주) - 장암역

 

<참석하신 분들>

총인원 44명(명단은 이윤석 총무님의 보고 내용에서 발췌하였습니다.)

 

  9회 : 백명부님 내외분, 김무남님, 안진수님, 허정님
10회 : 최용훈님 내외분, 박웅사님, 배기필님
11회 : 이명득님
13회 : 김창진님, 김정묵님
15회 : 박창욱님 내외분, 김용하님
16회 : 이종후님, 박원병님
17회 : 김경수님 내외분, 김외석님, 한석수님, 정형섭님, 정희국님
18회 : 강진희님
21회 : 박두호님 내외분, 김상문님 내외분, 김동관님

22회 : 예창기님 내외분, 이윤석님 내외분, 우오현님 내외분
27회 : 왕종수님 내외분, 송두진님 내외분, 이원균님
29회 : 김영성님
30회 : 양정권님 내외분
35회 : 서종호님

 

2006. 6. 18  지축산악회 6월 정기산행 수락산을 다녀와서

오호(五湖)  우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