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산가(地軸山歌) - 대둔산에서(2006. 5 .21)
계절의 여왕 5월이로다
천자만홍(千紫萬紅)이 앞 다투어 피어나고 * 천자만홍 : 온갖 종류의 꽃
신록 또한 무르익어 녹음이 짙어가니
이 어찌 싱그럽지 않으리오?
명색이 여왕(계절의)이라
천지간에 화색이 만연하니
삼라만상엔 활력이 넘쳐나도다 !
이런 호시절(好時節)에
양반이라 하여 어찌 춘심(春心)이 없을소냐?
비록 청춘남녀는 아니로다만은
마음만은 여전히 청춘이니
모처럼 심기일전하여
봄나들이 산행을 떠나노라
어화~! 둥~! 둥~!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조반마저 건너뛴 채
부랴부랴 양재역에 도착하니
어허~!
숨이 목구멍에 닿았도다 !
버스 위로 올라 타며 휘익~! 한 번 둘러보니
장(늘) 보던 그 얼굴이 그 얼굴이언만은
한 달만에 보는지라
얼~싸~!
지축 동문님들 !
반갑고도 반가울세 !
<수락리 주차장에서 산행일정에 관해 듣고 있는 동문들의 모습>
3시간의 긴여행 끝에
충남 논산시 벌곡면에 자리한
대둔산 수락리 기점에 닿았도다
답답한 버스에서 내려
대자연 맑은 공기 크게 한 숨 들여쉬니
어허~!
이젠 좀 살 것 같도다 !
잠시 팔다리도 돌려보고 운기조신(運氣操身) 하는 차에
사명감에 불타오른 동관 산행대장
지축가족 모아 놓고 금일 산행계획을 일장 설파하도다 !
<수락폭포 앞에서>
대둔산 수락기점인 주차장을 떠나
포장도로를 10분쯤 올라가니
짙은 녹음 사이로 시원한 바람 불어오도다
어허~!
벌써 여름인가?
자고로 대둔산은
기암절벽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나
이 곳 수락리 방면은
군지계곡 곳곳에서
하-얀 포말을 그리며 떨어지는
수많은 폭포수가 장관이요,
그 위로 드리워진 짙은 녹음 또한 일품이로다
<군지계곡>
수락폭포 지나 서니
커다란 협곡 같은 군지계곡이
눈 앞에 펼쳐지도다 !
분명 여름은 아니언만은
어찌 이리 시원할꼬?
높은 벼랑 위엔 푸른 숲이 가득하도다
<군지계곡>
서늘한 계곡 틈바구니를 이리 돌고, 저리 도니
봄은 벌써 저만큼 가버리고
귓가엔 문득
'맴~! 맴~!'
매미 소리 들리는 듯 하도다 !
<금강폭포?>
군지계곡 다한 곳엔
높게 걸린 암벽 위로부터
한 줄기 폭포수가 떨어지도다 !
소매자락 걷어 붙이고
시원한 물줄기나 벗 삼으며
한 나절 놀자 하나
아직 갈길이 구만리로다 !
하여.......
애써 외면하고 발걸음을 옮기노라
<철계단>
계곡을 빠져나와
아득하게 세워진 220 철계단
그 위로 올라서니
바야흐로 .........
마천대로 이어지는 긴 능선이 시작되는구나.
<마천대를 오르는 능선에서>
능선 숲 사이를 이리 돌고 저리 돌며
가파른 오르막도 '헉~! 헉~!' 쉬임없이 올라서서
먼~ 산을 바라보니
오뉴월의 햇살에
건너편의 봉우리들조차도 축~! 늘어져 보이도다 !
어허~!
5월도 하순이니
계절의 여왕도 벌써 늙었구나 !
연분홍 산철쭉도 할매(할머니)된지 오래로다 !
그래~!
너도 늙고, 나도 늙고
천지 삼라만상 늙지 않는 것이 있다더냐?
조만간 내 늙은 무덤 위에도 새로운 세상이 찾아오리라 !
여름이란 이름의 새로운 세상이 ......
<마천대를 배경으로>
쉬엄쉬엄 걸어가니 마천대가 눈앞이로다
바삐 간들 무엇하며,
더디 간들 어떠하랴?
인생이란 어차피 정해진 기한이 아니더냐?
만고강산........
쉬엄쉬엄 유람이나 즐겨보세 !
대둔산 기암괴봉 어찌 아니 멋있느냐?
인생살이 기껏해야 100년인데
이런 낙도 없다면야 살아 무엇하리오?
내 죽어 흙이 되고,
너 또한 흙이 되면,
어차피 한 몸이 될 운명이 아니더냐?
이해타산이랑 따져 무엇하리오?
<마천대에서>
뙤약볕을 참아가며
대둔산의 정상 마천대에 올랐노라 !
878 고봉이라
일망무제(一望無際) 그렸노라 ! * 일망무제 : 시야가 막힘이 없이 시원하게 뚫림
기암괴봉이라
호연지기(浩然之氣) 꿈꾸었노라 !
산꼭대기 올라 서서
동문님들 얼싸 안고 일심동체 원했노라 !
헌데.......
<마천대에서>
오호~! 통재라 ! 마천대여 !
더높은 고봉의 고고함은 어디 갔나?,
기암괴석 어우러진 절경 또한 어디 있나?
얼기설기 얽힌 구조물에
북적대는 사람들은........
어허~!
영락없는 도떼기 시장이로다 !
애재라 ! 마천대여 !
우리 인간의 이기심이 극에 달하였도다.
안타까운 일이로다 !
쯧쯧.........
슬픈 일이로다 !
<마천대 주변 나무그늘에 앉아 점심을......>
가슴속에 연민을 묻어둔 채
마천대 한 쪽 기슭의 나무그늘 아래 둘러앉아
허기진 배를 채우노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고달픈 인생살이
먹는 일보다 더 큰 중대사가 있다더냐 ?
만사를 제쳐두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소찬이나 즐겨보세
형님네 장아찌도,
아우네 고추장도,
'딸그락~! 딸그락~!' 긁어보니
어허~!
그 맛,
참으로 따봉이로다 !
<칠성봉 주변에서>
주섬주섬 뒷자리를 정리하고 갈 길을 재촉하니
방향은 칠성봉이로다 !
북적대는 인판 사이를 우왕좌왕 헤매다가
겨우 방향을 잡았도다 !
멀리서 칠성봉이 산그림자를 드리우니
오호~!
참으로 장관이로다 !
이런 멋진 광경을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느냐?
"아이고~! 행님요, 사진 한 장 박고 가입시다 !"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기니.....
얼~싸 ! 좋~다 !
<장군절터에서>
절경에 심취하여 감탄을 연발하다
아뿔사~!
선두를 놓쳤도다
낙조대는 맞을진데 태고사는 아니로다.
낙조산장에 이르러
수락폭포 이정표를 발견하니
오호라~!
종착역과 흡사하도다 !
에라~! 모르겠다.
어림 대충 맞는 듯하니 길이나 가고 보세 !
아이고~! 먼저 가신 동문님들 흔적이라도 남겨두지.......
참으로 무정하시오 !
우여곡절 끝에
예정에도 없던 장군절터에 당도하니
군사가 절반으로 줄었도다 !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직 기력이 왕성하고
일행 또한 적지 않으니
마음만은 든든하도다
장군절터의 시원한 그늘 아래 모여 앉아
땀방울을 식힌 다음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노라.
<수락폭포 조금 위에 있는 이름 모를 폭포 앞에서>
길은 다시 계곡으로 접어들고
발아래는
졸졸~! 물소리가 정겹도다
어허~!
더위엔 역시 물소리가 최고로다 !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산행으로 찌든 심신을 말끔하게 정리하니
다시 새힘이 용솟음 치는도다 !
후여~!
때 이른 여름 더위
후여~! 후여~!
심신을 재단장하고 계곡 따라 내려오니
오호라~!
오늘의 하이라이트로다 !
수락폭포 조금 위에서 멋진 폭포 하나 보게 되니
"동문님들 ! 기념으로 사진이나 한 장 남겨 보입시다."
하나, 둘...... 찰칵 !
이로써 모두가 만족하고
종종걸음으로 하산하니
수락리 종착점에 모두가 무사귀환하도다 !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하여
기암고봉 아름다운 대둔산에서
오랜만에 여러 동문님들과 동고동락하며
화기애애하게 정담까지 나누었으니
이 어찌 아니 즐거우랴?
장시간 산행으로 몸은 비록 나른하나
마음만은 뿌듯하니......
어화~! 둥~! 둥~!
지축 5월 산행 만만세로다 !
<아래에는 글 외의 사진들을 올려 보았습니다.>
<수락폭포 앞에서>
<수락폭포 앞에서>
<수락폭포 앞에서>
<금강폭포? 앞에서>
<철계단을 오르며>
<마천대를 오르는 능선에서>
<마천대를 배경으로>
<마천대 주변에서>
<마천대 주변에서>
<장군절터에서>
2006. 5. 21 대둔산을 다녀와서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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