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지축산악회

지축산가 - 대둔산에서(2006. 5. 21)

OHO 2006. 5. 22. 11:36

지축산가(地軸山歌) - 대둔산에서(2006. 5 .21)

 

 

계절의 여왕 5월이로다

천자만홍(千紫萬紅)이 앞 다투어 피어나고        * 천자만홍 : 온갖 종류의 꽃

신록 또한 무르익어 녹음이 짙어가니

이 어찌 싱그럽지 않으리오?

명색이 여왕(계절의)이라

천지간에 화색이 만연하니

삼라만상엔 활력이 넘쳐나도다 !

이런 호시절(好時節)에

양반이라 하여 어찌 춘심(春心)이 없을소냐?

비록 청춘남녀는 아니로다만은

마음만은 여전히 청춘이니

모처럼 심기일전하여

봄나들이 산행을 떠나노라

어화~! 둥~! 둥~!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조반마저 건너뛴 채

부랴부랴 양재역에 도착하니

어허~!

숨이 목구멍에 닿았도다 !

버스 위로 올라 타며 휘익~! 한 번 둘러보니

장(늘) 보던 그 얼굴이 그 얼굴이언만은

한 달만에 보는지라

얼~싸~!

지축 동문님들 !

반갑고도 반가울세 !

 

<수락리 주차장에서 산행일정에 관해 듣고 있는 동문들의 모습>

 

3시간의 긴여행 끝에

충남 논산시 벌곡면에 자리한

대둔산 수락리 기점에 닿았도다

답답한 버스에서 내려

대자연 맑은 공기 크게 한 숨 들여쉬니

어허~!

이젠 좀 살 것 같도다 !

잠시 팔다리도 돌려보고 운기조신(運氣操身) 하는 차에

사명감에 불타오른 동관 산행대장

지축가족 모아 놓고 금일 산행계획을 일장 설파하도다 !

 

<수락폭포 앞에서>

 

대둔산 수락기점인 주차장을 떠나

포장도로를 10분쯤 올라가니

짙은 녹음 사이로 시원한 바람 불어오도다

어허~!

벌써 여름인가?

 

자고로 대둔산은

기암절벽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나

이 곳 수락리 방면은

군지계곡 곳곳에서

하-얀 포말을 그리며 떨어지는 

수많은 폭포수가 장관이요,

그 위로 드리워진 짙은 녹음 또한 일품이로다

 

<군지계곡>

 

수락폭포 지나 서니

커다란 협곡 같은 군지계곡이

눈 앞에 펼쳐지도다 !

분명 여름은 아니언만은

어찌 이리 시원할꼬?

높은 벼랑 위엔 푸른 숲이 가득하도다

 

<군지계곡>

 

서늘한 계곡 틈바구니를 이리 돌고, 저리 도니

봄은 벌써 저만큼 가버리고

귓가엔 문득

'맴~! 맴~!'

매미 소리 들리는 듯 하도다 !

 

<금강폭포?>

 

군지계곡 다한 곳엔

높게 걸린 암벽 위로부터

한 줄기 폭포수가 떨어지도다 !

소매자락 걷어 붙이고

시원한 물줄기나 벗 삼으며

한 나절 놀자 하나

아직 갈길이 구만리로다 !

하여.......

애써 외면하고 발걸음을 옮기노라

 

<철계단>

 

계곡을 빠져나와

아득하게 세워진 220 철계단

그 위로 올라서니

바야흐로 .........

마천대로 이어지는 긴 능선이 시작되는구나.

 

<마천대를 오르는 능선에서>

 

능선 숲 사이를 이리 돌고 저리 돌며

가파른 오르막도 '헉~! 헉~!' 쉬임없이 올라서서

먼~ 산을 바라보니

오뉴월의 햇살에

건너편의 봉우리들조차도 축~! 늘어져 보이도다 !

어허~!

5월도 하순이니

계절의 여왕도 벌써 늙었구나 !

연분홍 산철쭉도 할매(할머니)된지 오래로다 !

그래~!

너도 늙고, 나도 늙고

천지 삼라만상 늙지 않는 것이 있다더냐?

조만간 내 늙은 무덤 위에도 새로운 세상이 찾아오리라 !

여름이란 이름의 새로운 세상이 ......

 

<마천대를 배경으로>

 

쉬엄쉬엄 걸어가니 마천대가 눈앞이로다

바삐 간들 무엇하며,

더디 간들 어떠하랴?

인생이란 어차피 정해진 기한이 아니더냐?

만고강산........

쉬엄쉬엄 유람이나 즐겨보세 !

대둔산 기암괴봉 어찌 아니 멋있느냐?

인생살이 기껏해야 100년인데

이런 낙도 없다면야 살아 무엇하리오?

내 죽어 흙이 되고,

너 또한 흙이 되면,

어차피 한 몸이 될 운명이 아니더냐?

이해타산이랑 따져 무엇하리오?

 

<마천대에서>

 

뙤약볕을 참아가며

대둔산의 정상 마천대에 올랐노라 !

878 고봉이라

일망무제(一望無際) 그렸노라 !            * 일망무제 : 시야가 막힘이 없이 시원하게 뚫림

기암괴봉이라

호연지기(浩然之氣) 꿈꾸었노라 !

산꼭대기 올라 서서

동문님들 얼싸 안고 일심동체 원했노라 !

헌데.......

 

<마천대에서>

 

오호~! 통재라 !  마천대여 !

더높은 고봉의 고고함은 어디 갔나?,

기암괴석 어우러진 절경 또한 어디 있나?

얼기설기 얽힌 구조물에

북적대는 사람들은........

어허~!

영락없는 도떼기 시장이로다 !

애재라 !  마천대여 !

우리 인간의 이기심이 극에 달하였도다.

안타까운 일이로다 !

쯧쯧.........

슬픈 일이로다 !

 

<마천대 주변 나무그늘에 앉아 점심을......>

 

가슴속에 연민을 묻어둔 채

마천대 한 쪽 기슭의 나무그늘 아래 둘러앉아

허기진 배를 채우노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고달픈 인생살이

먹는 일보다 더 큰 중대사가 있다더냐 ?

만사를 제쳐두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소찬이나 즐겨보세

형님네 장아찌도,

아우네 고추장도,

'딸그락~!  딸그락~!' 긁어보니

어허~!

그 맛,

참으로 따봉이로다 !

 

<칠성봉 주변에서>

 

주섬주섬 뒷자리를 정리하고 갈 길을 재촉하니

방향은 칠성봉이로다 !

북적대는 인판 사이를 우왕좌왕 헤매다가

겨우 방향을 잡았도다 !

멀리서 칠성봉이 산그림자를 드리우니

오호~!

참으로 장관이로다 !

이런 멋진 광경을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느냐?

"아이고~! 행님요, 사진 한 장 박고 가입시다 !"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기니.....

얼~싸 !  좋~다 !

 

<장군절터에서>

 

절경에 심취하여 감탄을 연발하다

아뿔사~!

선두를 놓쳤도다

낙조대는 맞을진데 태고사는 아니로다.

낙조산장에 이르러

수락폭포 이정표를 발견하니

오호라~!

종착역과 흡사하도다 !

에라~! 모르겠다.

어림 대충 맞는 듯하니 길이나 가고 보세 !

아이고~!  먼저 가신 동문님들 흔적이라도 남겨두지.......

참으로 무정하시오 !

 

우여곡절 끝에

예정에도 없던 장군절터에 당도하니

군사가 절반으로 줄었도다 !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직 기력이 왕성하고

일행 또한 적지 않으니

마음만은 든든하도다

장군절터의 시원한 그늘 아래 모여 앉아

땀방울을 식힌 다음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노라.

 

<수락폭포 조금 위에 있는 이름 모를 폭포 앞에서>

 

길은 다시 계곡으로 접어들고

발아래는

졸졸~! 물소리가 정겹도다

어허~!

더위엔 역시 물소리가 최고로다 !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산행으로 찌든 심신을 말끔하게 정리하니

다시 새힘이 용솟음 치는도다 !

후여~!

때 이른 여름 더위

후여~! 후여~!

 

심신을 재단장하고 계곡 따라 내려오니

오호라~!

오늘의 하이라이트로다 !

수락폭포 조금 위에서 멋진 폭포 하나 보게 되니

"동문님들 ! 기념으로 사진이나 한 장 남겨 보입시다."

하나, 둘......  찰칵 !

이로써 모두가 만족하고

종종걸음으로 하산하니

수락리 종착점에 모두가 무사귀환하도다 !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하여

기암고봉 아름다운 대둔산에서

오랜만에 여러 동문님들과 동고동락하며

화기애애하게 정담까지 나누었으니

이 어찌 아니 즐거우랴?

장시간 산행으로 몸은 비록 나른하나

마음만은 뿌듯하니......

어화~! 둥~! 둥~!

지축 5월 산행 만만세로다 !

 

 

 

<아래에는 글 외의 사진들을 올려 보았습니다.>

 

<수락폭포 앞에서>

 

<수락폭포 앞에서>

 

 

<수락폭포 앞에서>

 

 

<금강폭포? 앞에서>

 

 

<철계단을 오르며>

 

<마천대를 오르는 능선에서>

 

 

<마천대를 배경으로>

 

 

<마천대 주변에서>

 

 

<마천대 주변에서>

 

 

<장군절터에서>

 

 

 

2006. 5. 21  대둔산을 다녀와서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