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루포기산 & 능경봉(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20190117)
1. 등산코스
오목골(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라마다호텔 앞) - 삼거리 - 갈림길(지르메) - 고루포기산(1,238 m) - 지르메 갈림길 - 전망대 - 샘터(횡경치) - 능경봉(1,123 m) - 용천삼거리 - 고속도로준공기념비 - 신재생에너지전시관 - 대관령휴게소(총 산행거리 10 km, 소요시간 5시간)
* 들머리인 오목골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에 건설된 평창라마다호텔 앞이다
2. 산행후기
밤새 약간의 눈이 내렸다.
그러나 오늘 산행지인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일부는 선자령)을 뒤덮고 하얀 설경을 이루기엔 너무 적은 눈이란 생각을 하며 등산팀에 합류했다
고루포기산과 능경봉 산행은 해발 850m 가량의 대관령 남쪽휴게소를 산행 들머리로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선택이라고 하는데 오늘 우리 등산팀은 일부는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을, 나머지는 선자령을 오르는 것으로 하였기에 편의상 거꾸로 오목골을 산행 들머리로 하였다고 한다.
고루포기산과 능경봉, 선자령 등은 모두 백두대간에 속하며 선자령은 위쪽으로 오대산을, 고루포기산은 아래쪽으로 닭목령, 삽달령, 석병산을 거쳐 태백산으로 백두대간을 이어 간다고 한다
산행 들머리인 오목골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초라한 산기슭길만이 찬바람과 함께 을씨년스럽다. 하나 둘 산행채비를 마치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향한다. 잠시후 나타나는 갈림길에는 오른쪽으로 고루포기산 정상 방향이란 이정표가 붙어있지만 그건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들 체력단련용으로 조성된 길이고 우리는 옛 등산로인 계곡길로 접어들어야 한다고 한다, 비록 좁고 보잘 것 없는 계곡이지만 오목폭포라 불리는 작은 폭포가 혹한으로 꽁꽁 얼어 붙어 있고 조금 더 올라가니 길은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나중에 알고보니 지도상의 등산로는 계곡을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리고는 얼마 못 가 길이 막혔다면서 선두가 되돌아 온다. 밤새 살짝 내린 눈이 길을 덮어 등산로를 제대로 보지 못 하고 그냥 길만 따라 가다 지나쳤기 때문이리라. 두어 번 헤맨 끝에 할 수 없이 능선 방향을 향해 막무가내 올라가 겨우 제대로 길을 찾았다. 헤매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구사일생(九死一生)이라 위안하며 다시 발걸음은 산 정상을 향한다.
오목골을 벗어나니 길은 여느 산행길과 다름 없는 그런 수준의 평범한 등산길로 이어진다. 이젠 마음도 다시 안정되었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루포기산 정상과 능경봉으로 가는 갈림길인 지르메삼거리에 이르게 되었다. 여기서 부터 200 미터. 금방 산정에 도착하였으나 "아하~!" 정상 표지석이 우리의 기대를 채우기엔 너무 초라하다, 손바닥만한 땅덩이 위에 무릎에도 차지 않는 작은 비석 하나와 나무 이정표가 전부다.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들이 체력단련용으로 이용한 산이라면 그런대로 이를 기념할 만한 무언가의 표식이라도 있어야 하건만 돈이 없는 건지 마음이 없는 건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김영길 대장님이 기다렸다 차례로 등정 기념사진을 찍는 수고를 하신 덕에 인증샷이 끝난 우리는 재빨리 방을 빼주고 다시 능경봉으로 향했다. 능선 위로는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친다
200 미터 아래 지르메삼거리에서 능경봉 쪽으로 발길을 옮기던 중 전망대가 하나 있어 잠시 주변을 둘러본다. 평창인 듯 보이는 마을과 멀리 강릉, 그리고 동해바다. 찬바람은 얼굴을 때리지만 이따금 산정(山頂)에서 그리고 경치 좋은 전망대에서 눈앞에 펼쳐진 드넓은 대지를 바라보고, 높고 푸른 하늘을 우러러보고, 멀리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맥들의 기나긴 사연도 생각하며 그리고 또 때로는 시원한 바다까지 조망하며, 저마다 나름대로 기나긴 사연과 함께 가슴 속에 또아리를 틀고 앉은 한 움큼의 한을 토해내는 그 시원함과 후련함. 그리고 한 방울의 땀과 거친 호흡으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정화하고 다시 새로운 나로 태어나기 위한 성스러운 고행(苦行)! 그것이 바로 겨울산행의 참맛이 아닐까
추위와 피로감 속에서도 잠시 양지 바른 곳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가지고 온 점심을 나누며 정담과 안부도 물어가며 그 간 산행으로 맺어 온 우리들이 인연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발길은 또 다시 능경봉으로 향한다
약간의 피로는 쌓였지만 시간이 촉박함을 느껴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옮겨 능경봉에 도착하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우선 정상 표지석 하나 찍고, 그 다음은 주변 경치도 하나 찍고, 마지막으로 인증샷도 하나 남겨야 할텐데 아무도 없다. 할 수 없이 자업자득(自業自得) 셀프인증을 하려 하는데 다행이 구세주가 나타나 가까스로 셀프인증의 궁색함은 면했다
능경봉에서 대관령휴게소까지는 1.8 킬로미터라고 되어 있다. 딱 맞게 정시에 도착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내 뒤에도 네댓 사람 더 있다는 걸 알기에 시간은 바쁜데 마음은 느긋하다. 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고속도로준공기념비 방향만 생각하고 내려오면 금방 대관령휴게소다. 원래는 이곳이 아닌 반대편 대관령휴게소인데 몇 사람이 늦었다고 친절하게도 산행대장이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마중을 나왔다.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5시간에 걸친 고루포기산과 능경봉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이어서 평창의 큼지막한 음식점에서 하산주를 곁들인 저녁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했다.
3. 고루포기산과 능경봉 개략
고루포기산은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과 평창군 도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1238.3m의 산으로, 주변의 발왕산, 제왕산, 능경봉의 명성에 가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산이다.
백두대간 상에 솟아 있는 산으로 울창한 숲과 초원지대와 야생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환상적인 산행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동쪽 발 아래는 왕산리 계곡이 펼쳐지고 그 뒤 멀리 강릉시와 동해 바다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들어오며, 북쪽으로는 초록빛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한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다.
능경봉은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의 해발 1123m의 산으로
대관령에서 동쪽으로는 제왕산이 자리잡고 있고 이 제왕산 어깨를 집고 대관령 남쪽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능경봉이다. 능경봉 남서쪽으로는 고루포기산이 딱 가로막고 서있다.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을 지고있는 횡계는 눈이 많이오기로 유명하며 겨울에는 이웃간에 새끼줄을 매어놓고 살다가 눈이 많이 올 때는 지붕 처마까지 차므로 이 새끼줄을 이용하여 길을 만들고 이웃간에 마실을 다녔는 데 눈이 많이오는 잇점을 살려 지금은 횡계주민들이 벌이는 축제가 눈꽃 축제이다.
선자령, 능경봉, 고루포기산 주변 등산지도
오목골 갈림길(우측 고루포기산으로 가지 않고 직진하여 오목계곡의 옛등산길로 갔다)
오목폭포(혹한으로 얼어붙었다)
오목골을 올라 가던 중 급경사지를 만났다
지르메삼거리(고루포기산과 능경봉으로 갈라진다)
고루포기산 정상
고루포기산 정상(해발 1,238 미터)
능경봉으로 가는 중
전망대
전망대에서 본 풍경
능경봉이 보인다
전망대에서
능경봉(해발 1,123 미터)
능경봉 이정표(대관령휴게소까지 1.8 킬로미터 남았다
동해가 보인다
능경봉에서 본 주변 산맥
고속도로준공기념비
신재생에너지전시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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