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지방산행

홍천강 휘감아 도는 여덟 봉우리 팔봉산(2005.09.24)

OHO 2005. 9. 24. 20:04

홍천강 휘감아 도는 여덟 봉우리 팔봉산(2005. 9. 24)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위치한 팔봉산은 최고봉의 높이가 302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산이지만 이름 그대로 여덟 개의 암봉이 연이어 있어 등반성이 매우 뛰어나며 봉우리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지고, 그 아래로는 산기슭을 휘감아 도는 홍천강 물결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는 그야말로 그냥 그대로 하나의 절경을 이루는 산이다.

 

아침 8시 30분경 차를 몰아 팔봉산으로 향한다. 한강 물이 넘실대는 양평을 지나 보룡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70번 도로를 따라 대명비발디파크 방향으로 달려가니 홍천군 서면의 팔봉교 앞에 다다른다. 당초 계획은 비발디파크에서 홍천군 서면 대곡리와 반곡리를 거쳐 어유포리 방향으로 가다가 팔봉산계곡 주차장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으나 중도에 길을 물으니 요즘은 대명비발디파크로 넘어가면 더 쉽게 팔봉산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팔봉산 입구에서>

 

등산로 입구에는 토요일인데도 수많은 등산객들로 북적거린다. 방금 도착한 두어 대의 산악회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다. 산길은 입구에서부터 매우 가파른 경사를 이룬다. 이마에서 순식간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다. 작은 산이지만 강가에서부터 바로 급경사를 이루며 높은 바위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1봉>

 

1봉을 향하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뉘면서 쉬운 길과 험한 길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팔봉산의 산행은 암봉을 타는 맛이라고 하니 처음부터 작정하고 거친 바위 봉우리로 올라간다. 곳곳에 밧줄을 설치하여 올라가는 데 별 어려움은 없다. 1봉에 올랐을 때는 이미 몸은 한차례  땀으로 흠뻑 젖게된다. 잠시 바위 위에 앉아 다음 봉우리를 위해 거친 숨을 조절하며 몸이 빨리 산에 적응하도록 한다.


<홍천강을 배경으로 한 1봉의 모습>

 

이렇게 시작한 등반은 다시 1봉의 아래를 내려가서 2봉으로 오르게 된다. 2봉에는 당집이 하나 있어 그 안에서 무당 한사람이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열심히 주문을 외고 있다. 이런 산꼭대기에 무당집이라니!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마을의 평안을 위하여 봄, 가을에는 마을의 제를 올리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2봉>

 


<2봉에서>

 


<2봉에서>

 

2봉에서 바라보면 3봉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서있다. 팔봉산이 당초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신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여성적인 분위기의 산이랄까? 8개의 봉우리는 봉우리마다 오르고 난 후에는 다시 다음 봉우리의 안부로 내려서서 올라가야 하는 형태로 이어진다.


<3봉을 오르며>

 


<3봉>

 


<3봉>

 

3봉은 팔봉산의 정상에 해당하는 봉우리다. 산봉우리가 그리 넓진 않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홍천강의 아름다움과 주변 산세들이 굴곡도 그지없이 아름다운 것이지만 오늘따라 전형적인 가을하늘에 구름까지도 멋진 수를 놓고 있다. 하늘과 산과 강이 한데 어울려 펼쳐내는 그림 같은 풍경은 다른 산에서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멋진 풍경이다.


<3봉에서>

 


<3봉에서>

 


<3봉에 있는 팔봉산 정상석>

 


<3봉에서 본 홍천강>

 


<4봉으로 가는 길>

 

3봉에서 4봉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해산굴(일명 산부인과바위)이 있다. 좁은 바위구멍 사이로 한사람이 힘들게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길이 그러하니 자연 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


<해산굴>

 

그렇게 4봉, 5봉, 6봉, 7봉을 차례로 지나면서 때로는 멋있게 하늘금을 그리며 서있는 암봉의 모습에 감탄사를 자아내기도 하고, 또 때로는 깎아지른 바위 아래 절벽과 어우러진 강물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기도 하면서 차례로 하나 하나 봉우리를 지나간다. 곳곳에 위험한 코스도 많지만 철계단과 밧줄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등반에는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좁은 바윗길을 지나가려니 정체가 되어 걸어가는 시간보다 지체되는 시간이 더 많은 게 안타깝다.


<4봉>

 


<4봉에서>

 


<5봉>

 


<6봉>

 


<6봉에서>

 


<7봉>

 

8봉은 7봉에서 다소 떨어진 곳인 홍천강과 접하는 마지막 봉우리이다. 8봉의 바위 위에 몇 그루의 소나무가  멋있게 그늘을 드리우며 서있다. 봉우리 저 너머로는 아름다운 능선이 펼쳐지고 그 아래를 길게 수놓는 홍천강은 한줄기 시원한 바람을 실어 산행중에 흘린 땀방울을 훔쳐간다.


<8봉을 오르며>

 


<8봉>

 


<8봉에서 본 홍천강>

 


<8봉에서>

 

8봉에서의 하산은 매우 경사가 급하다. 봉우리에서 강바닥으로 그대로 내려가듯 급경사를 이루며 물기에 젖어 미끄러지기 쉬운 바윗길로 형성된다. 시종일관 밧줄이 설치되어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별 문제는 없지만 정체가 심하여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안타깝다.


<8봉을 내려와 홍천강을 끼고 하산>

 

하산을 끝낸 지점에는 산기슭과 홍천강이 한 치의 길도 내주지 않은 채 서로 마주친다. 산기슭 바위에 인공적으로 설치한 폭 좁은 철판으로 만든 길을 따라 물위로 걸어가는 색다른 경험에 또 한번의 희열을 느끼며 팔봉산 산행을 마무리할 즈음에는 푸르게 넘실대는 홍천강의 물결이 마냥 아름답기만 하다.

건너편 물가에서 견지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산과 강이 한데 어우러진 아기자기하고 다채로운 팔봉산의 매력에 다시 한번 흠뻑 젖어든다.


<홍천강을 배경으로>

 


<홍천강을 끼고 있는 하산길>

 


<산행을 끝내고 홍천강에서>

 


<홍천강>

 


<홍천강 팔봉교>

 

 

2005. 9. 24  팔봉산을 다녀와서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