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지방산행

지리산 바래봉 산행일기(2005.5.5)

OHO 2005. 5. 7. 17:05

지리산 바래봉

 

 

그 동안 여러번 망설이다 처음으로 산악회를 따라 요즘 철쭉제로 한창 이름난 지리산 바래봉을 가보기로 하고 구의산악회에 산행을 신청했다. 나도 왠만큼 산행은 자신이 있지만 나이가 오십둘이라 한창 원기 왕성한 청년들이 많이 가는 산악회를 따라가면 고생만 한다는 소문 때문에 은근히 걱정도 된다.

 

아침 7시 동대문종합시장 주차장에서 출발한 37인승 버스는 강남의 두어 곳을 거치며 8시경 고속도로로 진입한다. 대전에 이르러 새로 개통된 대전-진주간을 연결하는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다시 함양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지리산 톨게이트로 빠져 나온다. 톨게이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인 남원시 운봉읍의 산행기점인 축산고등학교 쪽의 용산마을 주차장에 들어서니 11시 15분경이다. 산행기점인 주차장에는 바래봉 철쭉제를 맞아 임시장터를 열고 있었다.


<바래봉 입구에서>

 

 


<바래봉 입구의 가설장터>

 

 

주차장에서부터 등산로 입구까지에 이르는 철쭉평전에는 벌써 철쭉꽃이 만개하여  들판 전체를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철쭉꽃을 구경하러 온 수많은 인파들이 길을 꽉 메우고 올라가며 붉게 핀 철쭉꽃을 보며 감탄사를 자아내기도 하고, 열심히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꽃구경을 나온 많은 사람들이 나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을 펴놓고 먹기도 한다. 철쭉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철쭉평전에서>

 

 


<철쭉평전에서>

 

 


<철쭉평전에서>

 

 


<철쭉평전>

 

 


<철쭉평전>

 

 


<철쭉평전>

 

 


<철쭉평전>

 

 


<철쭉평전>

 

 

철쭉평전을 지나 산허리를 돌아서니 지리산국립공원 안내판이 나타나면서 이제 부터 등산길로 접어들었음을 알려준다. 바래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시종일관 넓적한 돌을 깔아 만든 길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작은 돌들을 시멘트와 섞어 포장한 넓은 길들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굳이 등산복 차림이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철쭉으로 워낙 유명한 산이니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길을 잘 다듬어 둘 필요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쩐지 자연 그대로의 길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리산 안내표지판>

 

 

산중턱 부근에는 철쭉이 아직 다 피지 못하고 꽃망울만 맺힌 상태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들은 산 아래에서부터 위쪽까지 꽃이 올라가는데 대략 한달 가량의 시일이 걸린다고 한다. 지금 이 중턱의 꽃망울들이 활짝 피기까지는 대략 보름 정도가 더 걸릴 것 같은 느낌이다. 저 멀리 바래봉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등산로를 오르며>

 

 


<중턱지점의 철쭉>

 

 


<바래봉 가는 길 -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바래봉>

 

 


<바래봉을 오르며>

 

 

바래봉과 팔랑치로 가는 갈림길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바로 산비탈을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도 되지만 길을 따라 우회하여 가면 길 양쪽으로 아름드리 자작나무들이 제법 군락을 이루고 있고 그 너머로 바래봉의 정상이 시원스런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능선의 끝자락에 모습을 나타낸다. 마지막 가쁜 숨을 들이쉬며 능선 위로 올라간다.


<바래봉과 팔랑치의 갈림길에서>

 

 


<갈림길에서 본 바래봉>

 

 


<바래봉 아래서>

 

 

바래봉은 전남 남원시 운봉읍에 자리한 해발 1,165미터의 산으로 산의 형상이 마치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바래봉이라 붙여졌다고 한다. 정상 주변은 둥그스름한 능선으로 나무는 없고 초지로 되어 있다. 바래봉은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들 중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철쭉을 구경하기 위해 전국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정상에서>

 

 

바래봉의 정상에 서니 멀리 천황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날씨가 흐린 탓에 구름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긴 하지만 확실히 천황봉의 모습이다. 점점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한다. 올라오기 전에 잠시 비가 왔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한줄기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서둘러 사진 두어장을 찍고 가져온 빵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산비탈길을 타고 삼거리 갈림길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정상에서>

 

 


<갈림길로 내려오며>

 

 

갈림길에서 팔랑치(八郞峙)로 연결되는 능선을 향한다. 이 능선은 바래봉의 능선인 팔랑치, 부운치, 세걸산, 고리봉, 정령치로 이어진다. 능선은 완만하여 걷기에는 아주 그만인 길이다. 이슬비가 조금씩 내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맞으며 걸어간다. 길 양쪽에는 철쭉꽃 꽃망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갈림길에서 팔랑치로 들어서며>

 

 


<팔랑치, 부운치, 정령치로 이어지는 능선>

 

 


<팔랑치로 가면서>

 

 

팔랑치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는 거의 평탄한 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주변의 꽃망울들을 구경하며 가다보니 어느 듯 팔랑치에 도착한다. 팔랑치 주변은 온통 철쭉꽃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일부러 심으려고 해도 저렇게 많이 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직 꽃망울 상태라 '활짝 핀 모습을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일찍 온 것이 후회스럽다. 한 보름만 더 있다 올걸.......


<팔랑치에서 - 뒤에 보이는 능선 전체가 철쭉이다.>

 

 


<팔랑치 이정표>

 

 

바래봉 철쭉의 특성은 거의가 붉고 진하며 허리정도 높이의 크기에 마치 사람이 잘 가꾸어 놓은 듯한 철쭉이 무리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바래봉 정상아래 1,100미터 부근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팔랑치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팔랑치의 철쭉 꽃망울>

 

 

특히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부근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km 구간으로 팔랑치 부근이 가장 많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팔랑치에서 1,123봉으로 오르는 능선에도 철쭉이 계속해서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팔랑치 능선 위에서>

 

 

바래봉 철쭉은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 시절 호주를 다녀와서 한.호(韓.濠) 시범면양목장을 설치 운영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호주에서 가져온 면양 2,500 마리를 키우기 위해서 바래봉 일대를 벌목하여 초지(草地)로 조성하였다.


<1123봉>

 

 

그때 들여온 면양들은 참꽃이라는 진달래를 포함하여 모든 것을 먹어치웠는데 산철쭉은 독성이 있어 건드리지도 않았다. 그때 초지 조성을 위해 뿌린 비료에다가 면양의 배설물은 그대로 철쭉의 거름이 되어서 이런 천상의 화원을 이루게 된 것이라고 한다.


<팔랑치 능선 위에서>

 

 

어느 듯 발길은 1,123봉에 닿는다. 1,123봉에서 잠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바래봉에서 여기까지 이어지는 길이 완만한 곡선으로 꼬불꼬불 연결되면서 왠지 모를 낭만과 서정적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며칠이 지나면 저 길속의 철쭉이 활짝 피어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히 천상의 화원이란 표현이 잘못된 것도 아님을 느끼게 한다.


<1123봉에서 본 팔랑치 능선과 바래봉 정상>

 

 


<1123봉에서>

 

 

1,123봉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부운치(浮雲峙)의 이정표가 나온다. 세걸산, 고리봉, 정령치로 이어 계속 가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산악회의 일정이 여기서 아래쪽 방향인 상부운을 거쳐 달궁계곡으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부운치 이정표>

 

 

달궁계곡 상류는 그다지 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음식점이 있는 하류지점에는 제법 맑은 물이 가득 흘러 넘친다. 달궁계곡의 하류는 뱀사골의 물과 합쳐진다.


<달궁계곡 상류쪽의 낙엽송>

 

 


<달궁계곡 길위에서>

 

 

비가 아까보다는 점점 더 많아진다. 등산조끼가 촉촉하니 젖었을 무렵 버스가 대기한 곳에 도착하여 차에 앉아 기다리니, 곧이어 한사람 두사람 산행을 마치고 도착하기 시작한다. 대략 한시간 정도의 차이를 두고 마지막 일행이 도착하고, 버스는 식당으로 출발한다.

 

식당에 도착하니 산채정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산나물은 이곳 지리산에서 채취한 것이라고 한다. 귀한 나물이란 생각에 두어번 더 달라고 해서 맛있게 먹고, 오후 5시 10분에 다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발한다. 차창의 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진다. 오후 8시 30분경 서울매표소를 통과하여 내가 내릴 동대문에는 오후 9시경에 도착했다. 서울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등산지도(http://www.koreasanha.net/san/map/jiri-barae.jpg)

 

 

2005. 5. 5   지리산 바래봉을 다녀와서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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