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浮碧樓(부벽루)/李穡(이색)

OHO 2026. 2. 23. 09:55

<浮碧樓(부벽루)/李穡(이색)>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
(작과영명사 잠등부벽루)
지난 번 영명사를 지날 때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
(성공월일편 석로운천추)
텅빈 성에 조각달이 걸려 있고
해묵은 돌 위에는 천년세월의 구름이 흘러가네

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
(린마거불반 천손하처유)
기린마는 가고 돌아오지 않는데
천손은 어느 곳에서 노니는고

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
(장소의풍등 산청강자류)
길게 휘파람 불며 돌계단에 기대어 보니 산은 푸르고 강물은 절로 흘러가네.
 
 <해설>
* 부벽루는 평양 대동강가의 모란봉에  있는 누각이며, 영명사, 을밀대 등도 이곳에 있다고 한다. 경치가 빼어나 평양 8경의 하나라고 한다
* 麟馬(린마)는 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왕 주몽(東明聖王 朱蒙)이  타고 다녔다고 하는 기린마(麒麟馬)로 하늘을 날아다녔다고 하는 전설의 말이다
* 石은 朝天石(조천석)을 말하며 재앙을 막아달라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바위라고 한다
* 千秋 는 천년
* 天孫은 고구려의 시조 주몽

이 시는 牧隱 李穡(목은 이색)이 23세에 원나라에서 돌아오던 도중 평양 부벽루에 올라 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왕 주몽의 고사를 회고하며 역사와 인간의 무상함을 읊은 시로, 고려시대 오언율시로는 최고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영명사 부벽루를 둘러보는데 번성하던 성은 텅 빈 채 조각달만 떠있다.

풍상에 시달린 바위(조천석)는 오래되어 금이 갔는데 구름은 천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주몽이 타고 놀던 기린마(麟馬)는 하늘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고 주몽(天孫)은 어디서 노니는지 알 길이 없다.

참으로 무상함을 주체하기 어려워 길게 휘파람 불며 돌계단에 기대어 보니, 산과 강물은 내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푸르고 하염없이 흘러간다.

 <작가 이색>
이색은 고려 말기의 문신이자 학자로 자는 영숙(穎叔), 호는 목은(牧隱)이다.
목은은 일찍이 원나라에 가 성리학을 연구하였으며, 전시 등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여 여러 벼슬을 지냈다.
귀국 후 공민왕이 즉위하자 전제, 국방, 불교 등 당면 현안에 대하여 개혁을 건의하였으며 좌승선, 대제학, 대사성, 정당문학, 판삼사사 등 요직에 차례로 중용되었다.
친명 정책을 지지했으나 조민수 등과 함께 창왕을 옹립하면서 이성계 일파와 대립했고 그들이 세력을 잡자 장단 등으로 유배되었다.
조선 태조 4년(1395)에 한산백(韓山伯)에 봉해지고 출사 종용이 있었으나, 끝까지 고사하였으며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그의 문하에서 고려 왕조에 충절을 지킨 명사와 조선 왕조 창업에 기여한 사대부들이 두루 배출되었는데, 정몽주, 길재, 이숭인(麗末 三隱) 등이 전자이고 정도전, 하륜, 권근 등이 후자이다.
정몽주, 길재, 김종직, 조광조 등으로 이어지는 조선 성리학의 주류가 그로부터 나왔다.

출처: 浮碧樓(부벽루) - 李穡(이색) https://share.google/HGVS17Q2ZKnnpCs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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