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문

해진 하루가 가듯

OHO 2014. 5. 17. 20:59

해진 하루가 가듯

 

                多仁   전미야

 

내려앉은 하늘 아래 창가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너덜너덜 해진

오늘 하루도 간다.

 

되돌려지지 않는 지난 시간들

그냥 가라 한다.

내 아버지가 그랬듯이

내 어머니가 또한 그랬듯이.

 

그리움이 간 길엔 또 그리움이 남고

동그라미 그린

창유리 아래

커피향이 머물다 간다.

 

해져 떠나고 떠나는 날들

그 아무것도 붙잡을 필요가 없다

저무는 내 창가엔

살아온 날들의 살 비늘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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