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문

사랑한다는 것은

OHO 2014. 5. 6. 08:22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나는 오늘도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빵 한 조각, 커피 한 잔을 앞에 늫고 신문을 펼쳐 든다

따뜻한 봄햇살이 창문을 파고 든다

 

꿈 많았던 학창시절

그 때도 이런 햇살이 우리들의 교실을 따스하게 파고 들었고

우리는 이 햇살을 맞으며 우리의 젊은 꿈을 모락모락 키워 나갔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진정 사랑이 필요했던 시절

우리는 사랑 하지도 사랑 받지도 못한 채 젊음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갔고 꿈과 희망은 그렇게 그렇게 우리에게 잊혀져 갔다

 

삶의 일선에 서서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자신의 모습보다는

하루 하루 무너져 내려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괴로워했고

방향을 잃은 나침반은 우릴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청춘은 그렇게 갔다

이제는 아이들의 아빠가 되었고

어느듯 내 머리에도 백발이 내렸다

나는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했던 형님이 되었고

또 나를 가난으로 몰아갔던 아버지가 되었고

이젠 모든 걸 내려 놓고 조용히 운명을 받아들이는 어머니가 되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나는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

 

 

※ 청마 유치환 선생님의 행복이란 시를 참고 삼아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과 행복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아래는 청마 유치환 선생님의 행복이란 시입니다

가만히 음이해 보면 정말 좋은 시입니다

 

 

 

 행복

                                     유 치 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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