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수도권산행

북배산 - 계관산 종주(2005.11.5)

OHO 2005. 11. 5. 19:37

북배산 - 계관산 종주 산행(2005. 11. 5)

 

 

북배산 능선에 억새가 무성하다는 말이 있어 가을철 억새 구경도 할 겸 북배산을 찾아보기로 했다. 북배산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는 있지만 대신 싸리재로 올라가는 길을 제외하고는 등산로가 잘 되어있지 않다. 지난주에는 집사람과 함께 인터넷 자료 검색하여 알게된 등산로로 표시된 단군성전 옆으로 난 계곡길로 올라가다가 중간에 길이 끊겨 양지바른 무덤가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늦가을 햇살만 즐기다 왔기 때문에 적잖은 미련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한번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아예 가장 찾기 좋은 싸리재로 바로 올라갈 생각으로 버스종점에 차를 세워두고 싸리재로 올라갔다. 이 길은 넓고 비교적 안정적인 산행을 할 수 있는 길이었다. 싸리재산장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길이 두갈래로 나뉜다. 아마 왼쪽은 싸리재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계관산 방향인 것 같다. 잠시 망설이다가 혼자하는 산행이니 고생 좀 할 생각을 하고 바로 계관산 방향으로 올라간다. 이왕 내친김에 계관산과 북배산을 동시에 연결해서 종주를 해볼 생각이다.

 

등산로를 따라가다 이 동네 사람들인 듯 보이는 노인들에게 길을 물으니 계관산은 일반 등산로 같이 길이 나 있지 않으니 바로 능선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무작정 능선으로 오르고 나니 능선을 따라 길이 자연스럽게 계관산 쪽으로 이어진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무런 생각없이 걷던 산길이 오늘 다시 와보니 온통 낙엽으로 뒤덮여 길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역시 가을이 더욱 깊어졌나보다.
 

<계관산 능선에서 본 북배산>

 

<낙엽으로 뒤덮힌 계관산 능선길>

 

버스종점에서 계관산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정상 바로 아래부분에 이르니 생각지 않았던 억새가 온통 산 주변을 덮고 있다. 올 들어 이렇게 많은 억새가 우거진 모습은 처음이라 마음속 흥분이 좀체 가라앉지 않는다. 능선의 남쪽으로는 멀리 삼악산의 모습이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듯 하얀 운해를 산봉우리 주변에 깔고 그림같이 솟아있다. 능선의 북쪽으로는 북배산과 그 길을 잇는 긴 능선 위의 억새가 노란 갈색의 띠를 형성하며 구불구불 이어진다.

<계관산 정상>

 

<계관산 정상에서 본 삼악산>

 

계관산과 북배산을 잇는 능선의 길이는 대략 4Km가 조금 넘는 거리다. 싸리재까지는 내리막길이라 별 어려움이 없지만 그 이후부터는 다시 오르막인데다 키보다 더 길게 자란 억새풀이 얼굴과 목에 와 닿아 억새꽃 넘실대는 낭만보다는 따가운 느낌이 귀찮기만 할 정도다. 계관산을 오르면서도 적잖은 체력소모가 있었는데 다시 북배산으로 올라가자니 더욱 힘이 든다. 두어 명의 등산객들이 북배산에서 내려온다. 대부분 북배산에서 계관산 쪽으로 산행을 하는데 나는 그 반대로 길을 잡은 것이다. 아무래도 오르막이 좀더 길면 체력소모도 더 많아지게 마련이다.

<계관산 정상에서 본 북배산>

 

<싸리재>

 

<북배산 주능선>

 

북배산 정상에 오르면 계관산 정상과 마찬가지로 억새풀이 우거져 있다. 정상부는 다른 산의 정상과는 달리 조그만 표지석이 하나 서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마치 지나가는 길목처럼 보인다. 가까이로는 가덕산과 몽덕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보다 멀리로는 화악산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북배산은 화악산을 모산으로 하여 촛대봉,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으로 이어지다 잠시 허리는 낮추었다가 다시 삼악산으로 올라서는 긴 맥을 형성하고 있다.

<북배산 능선에서 본 삼악산>

 

<북배산 능선에서 본 계관산>

 

<북배산 정상>

 

<북배산 정상의 표지석>

 

<북배산 정상에서 본 화악산>

 

하산길은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단군성전이 있는 쪽으로 길을 잡았다. 지난주에 그 길로 올라오려다 중간에 길이 끊어져 중도에서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이 길로 내려가게 되니 등산로를 보다 확실히 알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은근히 작용한다. 504봉으로 연결되는 능선길은 생각했던 것보다 능선의 길이가 훨씬 길고, 또 낙엽으로 두텁게 덮여있어 미끄럽기까지 하다. 능선을 따라 연결되는 길이라 걸어가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으나 내려가는 길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하산길에서도 단군성전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방향만으로 어림짐작하여 억지로 단군성전 앞으로 내려온다. 또 다시 비탈길 주변에서 제대로 된 길은 찾지 못하고 헤매다 보니 어찌어찌 내려오게 된 셈이다.

<단풍이 곱개 물든 단군성전 위의 능선>

 

<단군성전옆의 하산길>

 

<단군성전 옆길에서>

 

<억새밭에서>

 

<도꼬마리>

 

버스종점을 기점으로 하여 북배산과 계관산의 원점회귀 종주코스는 쉬지 않고 착실히 걸으면 대략 5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지만 오르내리는 길을 찾기 어려운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2005. 11. 5  북배산 - 계관산 종주를 다녀와서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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