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연가(4) - 기다림(2006.3.4)
인생은 기다림이라 했던가?
기다림........
그 지루하고 답답한 긴 시간의 끝자락엔
내가 그리던 나의 모습이 있을까?
산다는 것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다림 속에 있는 것
잠시 기다림 속의 작은 정거장에 앉아
웃고
또 울며,
보이지도 않고
확신할 수도 없는 목적지를 향해
세월 따라
먼~ 여행길을 오른다.
- 오호 -
수락이여 !
인생이 기다림이란 것을 내 진작부터 몰랐던 건 아니로다
허나,
그 기다림이 어찌 이리도 힘들단 말인가?
혹자는 이렇게 말하노라
인생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초지일관 한 길로 걸어가야 한다고.
허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더냐?
혹자는 출세를 성공이라 말하고
또 혹자는 부(富)를 성공이라 말하노라
헌데,
어리석게도 몽룡과 춘향은 사랑을 성공으로 삼았으니........
수락이여!
하릴없는 나는 또한 무엇을 성공으로 삼아야 한단 말인가?
어허!
참으로 난제(難題)로다!
수락이여!
사랑하는 수락이여!
답답한 인생살이 속 시원히 해답을 들려다오 !
<장암능선에서>
오랜만에 벗들과 어울려 장암능선을 오르노라 !
동기회 3월 정기산행이로다 !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더니
지난날 그 많던 친구들도 이젠 하나 둘 떨어져 나가고
우리 네댓 사람만이 너를 찾게 되었노라 !
허나,
인걸이 적다 하여 심상해 할 일만은 아니로다 !
적어나마 변함없는 정예 멤버로다
인간의 마음이란 것도 알고 보면 세월 따라 변해 가는 것이고,
재미있던 일도 오랫동안 하다 보면 권태를 느껴 변덕도 생기게 마련이니
어찌 우리 모두가 초지일관 일편단심일 수 있겠느냐?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모두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찾고자 함이니
수락이여~!
부디 이해하고, 용서하여 주길 바라노라!
<수락산 동쪽능선에서>
그제 내린 눈은 봄을 시샘하였는가?
아침에 집을 나설 땐 무척이나 차갑더니
산을 오르면서 날씨 또한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는구나 !
뼛속을 파고들던 찬 기운도 이젠 날아가고 온 몸엔 훈훈한 열기 가득하도다 !
계절의 무상함도 알고 보면 기다림에 속한 일이기에
지난겨울 비록 길다하나
그마저도 이젠 기다림의 끝자락에 섰는가 하노라 !
하얀 눈발이 봄 햇살에 반짝이니 어찌 아니 청명타 하리오?
오늘따라 송여사님 친구분들까지 대동하여 송시스터즈(?)의 하모니를 울리니
화창한 수락 하늘이 더 더욱 눈부시도다!
어허! 만고강산............
<홈통바위 남쪽 기슭에서>
수락 동릉에서 잠시 망설이노라
홈통바위로 갈 것이냐?
우회로로 갈 것이냐?
눈 덮인 홈통바위는 아무래도 불안하도다 !
하여,
우회로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햇살이 적은 탓에 길 위엔 아직 눈이 그대로 남았도다
수락이여 !
봄은 이미 래(來)하였건만 아직도 하얀 눈길 펼쳐 마음속까지 깨끗이 단장케 하니
이 어찌 고마운 일이 아니겠느냐?
바라건데,
우리네 인생길도 이처럼 곱게 펼쳐주길 원하노라 !
<수락산 정상이 보이는 주능선에서>
수락 정상의 헬기장에 앉아 오찬을 즐기노라
늘 많은 사람들이 둘러앉아 식도락을 즐기던 곳이건만
오늘은 왠지 우리밖에 없도다 !
아마도 햇살에 녹은 눈이 질척거려 다른 곳으로 갔나 하노라
다행히도 한 쪽 옆에 마른 땅 한 뼘 발견하여 우리끼리 옹기종기 둘러앉아
더 넓은 공간, 높은 하늘 바라보며 오찬을 즐기노라
허허(虛虛)~!
탕탕(蕩蕩)~ !
어지럽고 복잡한 속내는 모두 비워버리고
높은 하늘 푸른 기운 마음 가득 채워보세
<수락산 정상부 주능선에서 - 이여사, 송여사 친구분, 송여사>
<수락산 정상부 주능선에서>
수락이여 !
너의 잔등에 올라 포즈를 잡았노라 !
탁~! 트인 공간
시원한 바람 !
하늘과 땅을 가르는 산정 능선엔 수락의 운치가 넘치도다 !
한 때 세상을 풍미하던 건맨(gun man)은 아닐지라도
어찌 이런 멋진 풍경 아래 폼 한번 잡지 않을 수 있겠느냐 !
바람 따라 왔다가 바람 따라 사라지는 정의의 사나이 !
총구에서 뿜어내는 불꽃에 인생을 맡긴 채
오늘도 황량한 산야를 헤매노라 !
<수락산 정상부 주능선에서 - 예산>
<수락산 정상부 주능선에서 - 중산부부>
긴 세월 살다보면 때론 웃을 날도 있겠지 !
휑~한 가슴속을 스쳐 가는 여운 같은 웃음을...........
지루하고 답답한 기다림의 세월이라 하여 어찌 즐거움이 없겠느냐 ?
무거운 짐이랑 내려놓고
텅 빈 마음으로 높은 하늘 바라보면
애환(哀歡)인들 어찌 즐겁지 않으랴 ?
산다는 것은 그런 것 !
그저 기다리는 것일 뿐 !
그리고 그 기다림의 끝에는 아무 것도 없는.........
또 다른 기다림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모든 짐을 내려놓고 한껏 웃어보자
하하하~!
허허허~!
인생살이 무엇이 그리도 애타더란 말이냐?
웃을 일이 많으면
헛된 기다림도 즐거움이 되는 것을 .........
<수락산 천왕봉에서 - 송시스터즈?>
마침내 수락산 정상에 올랐도다 !
늘 좁은 봉우리에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기에
그저 바람처럼 그냥 그렇게 스쳐 가버리던 수락의 정상이었도다
오늘은 산객들이 많지 않아 송시스터즈가 여유 있게 폼을 잡았는가?
어울리는 포즈로다 !
뒤편에 나부끼는 태극기가 배경으로 받쳐주니
수락이여 !
오랜만에 멋진 너의 모습 카메라에 담았노라 !
<수락능선에서 - 오호>
철모바위 앞에 서서 하산길을 재촉하노라
모두들 나름대로 스케쥴이 있다 하여
짧은 코스를 택하노라
빨리 내려가는데는 좀 복잡하긴 해도 역시 서릉길이 최고로다
<수락능선에서>
울퉁불퉁 암봉들이 곳곳에 드러나고
수많은 산객들이 이리 저리 몰려드니
수락이여~!
역시 서릉은 수락의 진미로다
깔딱고개 내려서며 허겁지겁 수락계곡 당도하니
늘 뒤풀이로 예정하던 사우나고 나발이고 모두 다 팽개치고 뿔뿔이 흩어져 버렸도다 !
아하~! 아쉽도다 !
오늘은 마누라가 늦게 와도 된다는 특별한 배려(?)까지 있었는데
저마다 바쁜 일과에 쫓겨 아쉬움만 남긴 채 귀가하게 되었도다
허나 어찌하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게 인생살이 아니더냐 !
수락이여~!
기다림이라 하여 마냥 가만히 기다리는 것만은 아니로다 !
기다림 속에는 수많은 난관과 우여곡절이 놓인 것을 내 어찌 모를 리 있겠느냐?
이렇게 헤어짐도 기다림의 하나이니
내 즐거이 이를 받아들일까 하노라 !
<등산코스>
장암능선 - 장암고개 - 홈통바위 남쪽기슭 - 헬기장 - 수락산 정상 - 수락능선 -깔닥고개
- 수락계곡 - 수락산역
<함께 간 친구들>
예산(예창기)부부
중산(이윤석)부부
오호(우오현)
사중(김동성)
중산부인 송여사님 친구 두분
2006. 3. 4 수락산을 다녀와서
오호(五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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