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야화 등

瓜田李下(과전이하)

OHO 2016. 2. 4. 14:21

瓜田李下(과전이하)

 

오이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르게 하지 않음. 군자는 미연에 방지하며 혐의가 있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의미.

 

《문선》 〈고악부편〉의 ‘군자행’에 있는 시구이다.

 

君子防未然(군자방미연)

군자는 미연에 방지하고

 

不處嫌疑間(불처혐의간)

의심받을 곳에 있지 말고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오이(또는 참외)밭에선 신발을 고쳐 신지 않고

 

李下不正冠(이하부정관)

오얏나무 밑에선 갓을 고쳐 매지 않는다.

 

여기서 ‘군자행’은 군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몸가짐을 말한 노래다.

 

군자는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할 지혜가 있어야 하며, 혐의를 받을 일이나 그런 곳에는 처신하지 말아야 한다.

 

즉, 참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는 것은 멀리서 보면 참외를 훔치는 것으로 보일 것이요,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바로 고쳐 쓰면 오얏을 훔치는 것으로 의심받을 것이니 절대로 그와 같은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과전이하’는 위 시구에서 ‘과전불납리’와 ‘이하부정관’에서 따 온 말이며 이에 관한 고사는 다음과 같다.

 

중국 전한시대의 학자 유향이 편찬한 《열녀전》 〈절의편〉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제나라 위왕 때, 간신 주파호가 국정의 실권을 거머쥐고 있었다.

그는 국정을 마음대로 휘둘렀으므로 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성실하고 청백한 신하를 모조리 추방했다.

 

이를 보다 못해 위왕이 총애하는 후궁 우희가 위왕에게 말했다.

“전하, 주파호는 흑심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관직을 박탈하고 북곽 선생과 같은 어진 선비를 등용하십시오.”

 

우희가 자신을 내쫓으려고 했다는 말을 들은 주파호는 오히려 우희와 북곽 선생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며 모함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위왕은 그 즉시 우희를 감옥에 가두고, 관원에게 그 사실 여부를 조사하도록 했다.

 

관원들 역시 주파호에게 매수되어 있어, 우희의 죄를 억지로 꾸미려고 했다.

 

위왕은 관원들의 보고를 듣고 이상한 점이 있어 직접 우희를 심문했다.

 

그러자 우희는 말했다.

“전하, 신첩은 10년 동안 전하를 한 마음으로 모셔왔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간신들의 모함을 받게 되었습니다.

신첩의 결백함은 푸른 하늘과 흰 해와 같습니다.

갈고, 닦으면 옥이 되는 좋은 돌은 흙탕에 묻혀 있어도 천대받지 않습니다.

옛날에 유하혜라는 사람은 겨울밤에 추위에 얼어붙은 여인을 자기 침상에 들여 몸을 녹여 주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남녀 사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평소의 행동이 단정했기 때문입니다.

신첩에게 죄가 있다면, 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한 것처럼 남에게 의심받을 짓을 했다는 것과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단 한 사람도 저의 진실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신첩의 부덕함입니다.”

 

이 말에 위왕은 겨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녀를 감옥에서 풀어 주었으며 주파호를 사형에 처했다.

 

늘 공명정대 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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