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지축산악회

지축산가 - 고대산 신년산행(2008.01.20)

OHO 2008. 1. 21. 21:46

地軸山歌 - 고대산 신년산행(2008. 1. 20)

 

 

 <고대봉에서>

 

 

지난주는 약간의 눈발에 영하 7~8도의 혹한이 있었기에

이제야 한겨울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보다 생각하였습니다.

약간 이른 시간이었기에

어스름 어둠속을 지나 총총걸음 걸으며 버스정류장을 향합니다.

오늘부터는 추위가 좀 풀린다고 했는데

며칠씩 이어진 혹한의 여파 탓인지

두꺼운 자켓에 파카까지 입었건만 뼈 속이 으스스 함을 느낍니다.

 

9시 50분

동두천역을 빠져나온 열차는 신탄리를 향해 힘차게 달립니다.

그 속에는 신년산행을 위해 고대산으로 향하는 우리 지축가족들이 타고 있습니다.

전곡, 연천을 지나면서 차창에는 전원적 풍경으로 가득 찹니다.

한 때는 미군이 주둔하여 흑인병사들이 자주 보이던 곳이었는데

이젠 모두 철수한 탓인지 미군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동두천도 경기도에서는 꽤 북쪽에 위치하건만

목적지인 신탄리역까지는 40여분을 더 달려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전에도 두어 번 왔었지만 그 땐 비교적 한적한 시골정거장이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와 보니 그 때와는 달리 역 입구에서부터 등산객들로 북적댑니다.

전철과 연계되어 교통편이 좋아진 탓인가 봅니다.

 

대략 주변 정리를 하고 산 입구로 향하니 마침 넓은 공터가 하나 나옵니다.

인원 파악을 하고,

준비운동으로 한바탕 소란을 떤 다음 천천히 산길을 오릅니다.

마른 풀잎 사이로 꼬불꼬불 이어지는 오솔길이 정겹습니다.

문득 어린 시절 고추친구들과 뒷동산을 오르던 일이 생각납니다.

집 뒤의 이름 없는 조그마한 산이었지만

마른 풀잎 사이로 간간이 햇살이 내려쬐는 겨울

누군가가 해 놓은 두어 단의 큼직한 나뭇단에 안겨 따스한 햇살을 즐기던 기억 말입니다.

그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오르던 산이었는데

지금은 건강이니, 여가활용이니 하며 나름대로의 이유를 붙여 가며 오릅니다.

세월이 우리로 하여금 그런 이유를 가지게 만들었나 봅니다.

 

산기슭에는 나무그늘이 짙어 지난주에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고 곳곳에 엉켜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슬슬 더워지고 호흡도 거칠어집니다.

하나, 둘 옷을 벗으며 ‘오랜만에 일기예보가 맞아드는데......’ 생각합니다.

 

고대산은 경원선(서울 - 원산) 철도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끊긴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의 신탄리역에 인접해 있습니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고대산(高臺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근 신탄리의 신탄(薪炭)이란 지명도 고대산에 나무가 울창하여 참숯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그 동안 휴전선과 가까워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 했는데

최근에는 전철과의 연계가 좋아 등산객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비탈길을 지나

능선위로 올라서니

어허~! 이젠 힘든 것도 끝이로다.

하릴없는 바람은 무에 그리 바삐 가나

잠시 옷고름 풀어 놓고 땀 좀 식혀보세

세상사는 공평하여 모두가 원점으로 돌고 돈다는데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으리니

힘들다 하여 오르지 않는다면

드넓은 산야, 드높은 창공은 어찌 볼 수 있으며,

오르지 않는다면 내려 갈 길 또한 없으니

시원한 바람 맞아 팔랑팔랑 내려가는 즐거움 또한 어찌 맛볼 수 있으랴 !

아희야 !

힘들다 어려워말고

힘든 것도 돌고 돌아 즐거움이 된다 하니

힘든 일도 즐겨함이 어떠한가?

 

산기슭을 오를 때와는 달리 능선위에 서니 꽤 찬바람이 분다.

날씨가 제법 풀렸다고는 하나 여기는 북쪽 끝 높은 산봉우리

고대산 세 봉우리중 첫째 봉우리 대광봉이다.

드넓은 산야, 높은 하늘이 겨울 찬바람에 윙~! 윙~! 울어댄다

잠시 숨 돌리며 여유를 부리고자 하나 찬바람이 이를 허락치 않는구나 !

그냥 사진 한 장 찍은 것으로 만족하고 발길을 삼각봉으로 옮긴다.

아직 선두그룹에 끼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앞서갔다고 하니 괜히 마음이 바쁘다.

 

삼각봉 능선 한 모퉁이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가져온 음식으로 점심을 때운다

제대로 된 자리를 잡아 느긋한 마음으로 식사를 즐기기엔 바람이 너무 차갑지만

그 와중에서도 족발이야, 약술이야 하며 괜찮은 것들이 나와 입은 마냥 즐겁다

식사후

고대봉을 배경으로 그럴싸한 기념사진 하나 찍고 다시 총총걸음으로 고대봉을 향한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고대봉에 닿았다

전에 왔을 땐 초병(哨兵) 하나가 있었는데 남북화해의 물결 탓인지 이젠 보이지 않는다.

오늘 신년산행의 종착역이건만

몇 번 와봤던 산이라 그런지, 아니면 추위 탓인지

대부분 고대봉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하산만을 서두른다.

몇몇 동문님들만 사진 한 장 찍자고 하여 소그룹으로 기념사진 한 장을 남기고 우리도 총총걸음으로 내려온다.

비탈길엔 눈이 덮여 매우 미끄러웠다.

 

산행을 끝내고

신탄리역 주변의 작은 음식점에 모여 뒷풀이를 가졌다.

신년도 산악회장직을 맡은 15회 이영형 회장님의 신년산행에 대한 인사말에 맞춰 한 차례의 건배가 이루어지고

이어서, 13회 김정묵 전임 회장님, 21회 김동관 산행대장님, 그리고 22회 이윤석 전임 총무님에 대하여는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산악회를 위해 헌신한 공을 인정하여 공로상이 수여되었다.

이로써 신년산행의 공식행사를 끝내고,

동동주와 손두부로 남은 시간을 즐기다가

일부는 5시 열차로, 또 일부는 6시 열차로 신탄리역을 빠져 나왔다.

 

 

 <신탄리역 앞에서>

 

 <인원파악중>

 

 

 <준비운동>

 

 

 <산길로 접어들며>

 

 

 <고대산 등산안내도 앞에서 - 9회 선배님들, 왼쪽부터 안진수님, 김무남님, 계신일님, 백명부님>

 

 

 <산행개요 설명>

 

 

 <능선을 오르며>

 

 

 <능선을 오르다 - 9회 허정님>

 

 

 <대광봉에서 - 16회 이종후님, 김지식님, 28회 이권희님>

 

 

 <대광봉에서>

 

 

 <삼각봉에서 - 22회 예창기님 부부>

 

 

 <삼각봉에서 - 뒷쪽으로 고대봉이 보인다.>

 

 

 <삼각봉에서 - 21회 동문님들>

 

 

 <고대봉에서>

 

 

 <고대봉에서 - 15회 손석기님, 박창욱님, 이영형 산악회장님>

 

 

 <공로상 수상 - 13회 김정묵 직전 산악회장님>

 

 

 <공로상 수상 - 22회 이윤석 직전 총무님>

 

 

 <공로상 수상 - 21회 김동관 산행대장님>

 

 

 <고대산 등산안내도>

 

 

 <산행코스>

 

  신탄리역 - 제1 등산로(서남쪽 능선) - 대광봉 - 삼각봉 - 고대봉 - 제 3 등산로(북쪽 능선) - 신탄리역

 

 

<참여하신 분들>

 

    9회 : 백명부님 내외분,  김무남님, 안진수님, 허정님, 계신일님

  13회 :  김정묵님

  15회 : 박창욱님 내외분 , 이영형 내외분, 손석기님

  16회 : 이종후님, 김지식님

  17회 : 한석수님, 임영섭님, 정형섭님,백동일님

  18회 : 강진희님,

  21회 : 김동관님 내외분, 노민규님 내외분, 김상문님, 하민우님

  22회 : 이윤석님 내외분, 예창기님 내외분, 우오현님

  23회 : 하성진님 내외분

  24회 : 이기현님, 김경섭님,

  27회 : 송두진님 내외분, 왕종수님

  28회 : 이권희님

  29회 : 김영성님 내외분

  30회 : 양정권님

  우정참석 : 21회 김동관님 중학교 동기분 2명

 

 총 43명

 

2008. 1. 20  고대산을 다녀와서

22회 오호(五湖)  우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