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방의 유자가교(孺子可教)
젊은이는 가르칠 만하다는 뜻으로, 열심히 공부하려는 아이를 칭찬하는 말.
[십팔사략] <장량>편에 나오는 말이다.
장량(장자방이라고도 함)은 본래 3대째 한(韩)나라 재상을 지냈으나, 진나라에게 멸망한 뒤에는 이름까지 바꾸고 훗날을 도모하게 되었다.
어느 날, 장량이 산보를 하는데 한 노인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며 장량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일부러 신발 한 짝을 다리 밑으로 떨어뜨리고는 주워달라 말했다.
장량은 속으로 화가 났지만 범상치 않은 노인임을 직감하고 신발을 주워줬다.
장량이 주워 오자, 이번에는 발에다 신기라고 하였다.
장량은 말없이 무릎을 꿇고 신을 신겨 주니 이 모습을 바라보던 노인은 빙그레 웃고는 가버렸다.
그러나 우두커니 서 있는 장량에게 다시 돌아와 ‘유자가교’라는 말을 하고는 닷새 후 아침에 다리 위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하였다.
닷새 후, 날이 밝자마자 다리 위로 나왔지만 노인이 장량보다 먼저 와 있었다.
노인은 화를 내면서 내일 다시 나오라고 하고는 가버렸다.
다음날 장량이 새벽에 다리로 나왔지만 또 노인이 먼저 나와 있었다.
사흘째도 마찬가지였다.
노인은 장량에게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욕을 하면서 닷새 후에 다시 나오라고 하였다.
노인과 약속한 날의 캄캄한 새벽에 장량은 다리 위로 나갔다.
노인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자 노인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노인은 기뻐하며 장량에게 책 한 권을 주면서 10년 후에 제북의 곡성산 아래에서 자기를 찾으라고 하였다.
그 책은 강태공의 병법이며, 그 노인은 바로 황석공이었다.
그 책을 연구한 장량은 유방이 가장 신뢰하는 모사가 되었으며, 유방이 초패왕 항우를 패퇴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한(汉)나라의 개국공신이 되었다.
마치, 무협지소설에 등장할 만한 기연이라 할 수 있지만 결국 장량의 우직함과 겸허함이 한 인물의 성장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 지 알 수 있는 일화다.
.........
천하를 통일한 한(汉) 고조 유방은 어느 날 유방이 가신들과 함께 한 연회석에서
"나는 천하를 잡고 항우는 천하를 잃은 이유를 말해보라."고 했고
이것에 대답해 고기(高起)와 왕릉(王陵)이
"폐하께선 오만하고 사람을 경시하지만 항우는 인자하게 사람을 사랑했으나 폐하는 공적이 있으면 아낌없이 영지를 주어 천하 사람들과 이익을 나누었고 항우는 현명한 자를 시기하며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은상을 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이것이 천하를 잃은 이유이겠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유방은
"귀공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나는장량 처럼 교묘한 책략을 쓸 줄 모른다.
소하 처럼 행정을 잘 살피고 군량을 제때 보급할 줄도 모른다.
그렇다고 병사들을 이끌고 싸움에서 이기는 일을 잘 하느냐 하면, 한신을 따를 수 없지만,
나는 이 세 사람을 제대로 기용할 줄 아는데 항우는 단 한 사람, 범증조차 제대로 기용하지 못했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잡은 이유다."
라고 대답해 군신들이 감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방은 엄청난 전공(战功)을 세운 한신이 통일천하를 다스리는데 위험 인물이란 판단을 내리고 토사구팽 시키게 되고
이를 본 장량은 그 다음은 자신의 차례가 될 것이라 생각하여 자구책으로 유방에게 정치에서 물러나 자신의 고향인 한(韩)의 조그만 고을로 물러나 조용히 여생을 보내게 해달라고 간청하여 고향에서 마을을 가꾸며 일가(一家)를 이루고 살아간다
장량이 여생을 보낸 곳이 오늘 날 빼어난 경치로 관광객이 많이 찿는 중국 내륙 깊숙한 후난성(湖南省)의 장자지에(张家界 장가계)라고 한다
* 참고로....
범증은 항우의 책사로 유방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항우에게 연회를 열어 유방을 죽이라고 간언했으나 연회에 참석한 유방이 문약(文弱)한 인물로만 판단하고 대장부로서 그럴 수 없다며 그냥 돌려 보냈으며
그후로도 여러 번 범증의 간언을 무시하여 결국 유방에게 패배하여 죽게 됩니다
孺子(유자)의 유는 젖먹이란 뜻으로 유자는 어린아이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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