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문

나뭇잎 나뭇잎

OHO 2009. 10. 23. 16:40

나뭇잎 나뭇잎

                                                                                            - 김은자 -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세상은 푸른 갈채인 줄 알았다.

부산의 대신동 맨 처음 열린 바닷속에 남청색 물고기들로 뿔뿔이 달아나며,

달아나며 귀뜀하던 세상의 갈채 소리

 

나의 사랑을 만났을 때 그대 높은 바닷속으로 휘달렸다

희디힌 희열로 몸을 떨며 내려찍는 햇살에 알몸을 던지던 거대한 은색 지느러미의 고기떼

사랑이 다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대 떨어지는 중에 가장 가벼운 존재여

어느 밤 사이 나의 귀 순해지고 뭍으로 돌아오는 단정한 그대 발소리 듣게 된다.

젖어가는 나날의 파릇한 아픔 속에 사려 깊은 하늘이 고요히 물살지며 가라앉는다.

 

 

 

 

 

 

 

 

 

 

'좋은시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이 날 에워싸고  (0) 2009.10.23
사랑하는 별 하나  (0) 2009.10.23
기다리는 마음  (0) 2009.10.23
별헤는 밤  (0) 2009.10.15
저녁에  (0) 2009.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