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문

인생 조명

OHO 2006. 4. 18. 10:15

<청량산에서>

 

 

인생 조명

 

                                

이젠 날개를 접고

 

가만히 내려앉아야지

 

끝없이 높은 하늘 한껏 날아오르기엔

 

나의 날개짓이 너무 여리구나

 

눈 아래 펼쳐진 광활한 대지도

 

내가 품어 안기엔 너무 벅차구나

 

4월의 바람에 나풀대는 여인의 치맛자락처럼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애태웠던 수많은 상념들

 

이젠 모두 깃 속에 감춘 채

 

가만히 내려앉아야지

 

 

 

 


나는 나를 바라본다

 

내 속의 내가

 

나 아닌 나를 찾아

 

내 밖으로 조용히 밀어낼 수 있도록

 

무던히도 몸부림치며 애태웠던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나 아닌 내가

 

내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던 세월들이.....

 

 

 

 

이젠 날개를 접고

 

가만히 내려앉아야지

 

애태우면 몸부림쳤던 지난 세월들

 

모두 깃 속에 감춘 채

 

내가 올 때 그러했던 것처럼

 

한 낱 풀뿌리가 되고

 

한 줌 흙먼지가 되어

 

그 모습 그대로 돌아갈 수 있음을

 

기뻐해야지.......

 

 

 

 

2006. 4. 16 경북 봉화군 청량산을 다녀와서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