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연가(2) - 2005년도 송년산행(2005.12.25)
수락산 연가(2) - 2005년도 송년산행(2005.12.25)
"어허~!"
참으로 오랜만이로다 !
우리 늙은 악당들이 오랜만에 수락산 장암역에서 회동하여
바야흐로 2005년도 연말 결산을 위한 송년산행을 감행하도다 !
때가 때인지라.............
뭇 재경산악회원들을 대표하는 대표주자로서의 자존심과 더불어
송년산행에 대한 사명감도 없지 않도다 !
시간에 맞춰 모두들 착실히 얼굴을 내미니 대만족이로다 !
간단한 악수와 함께 그 간의 안부도 물으면서 동기애(同期愛)를 도탑게 한 다음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장암역을 나와 수락산을 향하도다 !
<장암능선을 오르며>
간밤에 약간의 눈발이 있었도다 !
수락산 입구에 들어서니,
산길따라 깔려있는 하얀 눈이 겨울산행의 흥을 더욱 돋구도다 !
우리 늙은 악당들,
늘 다니던 장암계곡을 버려두고
오랜만에 장암능선으로 올라가노라 !
장암능선이란 이름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그런 지명은 아니지만
무릇 산중의 갖가지 지명이란.........
그 주변의 이름난 봉우리나 계곡 등등의 이름을 따 지은 것이라
장암계곡을 따라 길게 뻗은 이 능선을
내 오늘 그 계곡의 이름을 본따 장암능선이라 명명하노니
수락이여~!
다소 잘못된 점이 있더라도 부디 용서하거라 !
내, 오랜만에 줄지어 산을 오르는
우리 산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무척 감회가 새롭도다 !
참으로 '따봉~!' 이로구나 !
<장암능선에서>
처음부터 어째 잘 나간다 했더니........
역시 어쩌지 못할 늙은 노태(老態)들이라..........
몇 발자국 못 가 기어이 '헥헥 !' 거리며 쉬어가게 되었도다 !
우리 이럴 때를 대비하여
늘 가지고 다니는 비장의 무기가 있는지라
뭐, 그리 상심할 필요까진 없도다 !
졸지에 배낭에서 감이야 귤이야 쏟아내며 산중의 여흥을 즐기니,
쉬어감도 낙(樂)인가 하노라 !
인생살이 바삐 가도 백리요,
더디 가도 백리니
서두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로다 !
'어허~! 상사디야 !'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도정봉능선에서>
<도정봉능선의 암봉에서>
장암능선의 고개 위를 올라
늘 오르던 오른쪽의 수락산 정상을 외면하고
왼쪽 도정봉을 향하노라 !
'오호라~!'
난생 처음 가는 길이로다 !
무릇 수락산이란 강호의 뭇 고수들이 활거하는 산인지라
알려지지 않은 길이 없고
가보지 않은 길도 없건만
우리 늘 이 길 앞에서 장암능선으로 내려가 보기만 하였지
한번도 이 쪽으로 발길을 돌린 적이 없었도다 !
일찌기 예산거사가 수락에 정통하여
그에 대한 조예가 깊은 줄은 알고 있었건만
그 경지가 이에 다다른 줄은 꿈에도 몰랐도다 !
지난 여름 내내 부부동반하여 이 길에 대한 깊이를 갈고 닦아
그들 부부만의 독특한 수락검법을 창시하여
오늘 그 초식을 펼치니
홀연 능선 위로 일진 광풍이 불고 눈보라가 몰아 치는지라
우리 늙은 악당들,
입을 딱 벌리고 감탄해 마지 않으며
그저 예산거사의 처분에 모든 걸 맡길 따름이로다 !
<도정봉능선의 암봉에서>
하여...........
내 이 능선의 이름을 예산능선이라 하면 좋겠으나
그 건 아무래도 강호의 뭇 고수들로 부터 욕이나 얻어먹기 좋을 이름이라
이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도정봉의 이름을 따
부득이 도정봉능선이라 칭하여 그 이름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고
이를 만천하에 공표하노니........
수락의 예찬자들이여 ~!
차(此)로서 이 이름을 널리 사용하여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원하노라 !
<수락산 정상이 보이는 도정봉능선의 마당바위에서>
내 늙어가면서 점점 잡소리가 많아졌도다 !
거두절미하고.......
시간은 이미 정오를 넘긴지 한참을 지났도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뱃속에서는 계속 밥 달라는 소리가 요란하구나
도정봉능선의 하이라이트인 수락산 정상이 바라 보이는 넓은 마당바위 위에서
눈 덮인 수락산 정상과 홈통바위를 바라보며
그 빼어난 절경에 감탄을 거듭하다가......
우리 늙은 악당들,
이를 배경으로........
햇살 또한 따사하게 내려쬐는 넓은 바위 위에 자리를 펴고 오찬을 즐기노라 !
산중 식사는 시장이 반찬이요
절경은 안주로다 !
아무 거나 입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모두 다 따봉이니
진수성찬이 다 무엇이며
산해진미가 무슨 소용이든가 !
식은 밥 한 그릇에 김치 한 쪽이면 족한 것을.........
<도정봉>
뱃속이 풍족하니 마음 또한 넉넉하도다 !
건너편 도정봉이 무척이나 우람해 보이는도다 !
내 일찌기 어렸을 적부터 저런 산봉우리 바라보며 호연지기 길렀더라면
오늘날 요모양 요꼴로 살지는 않을 것을........
"오호~! 애재라~!"
허나..........
"오호여 ! 아서라 !"
모든 건 마음 먹기 나름이라.......
네 마음 속에 산을 심고 있다면
넌 이미 산 같은 삶을 살고 있는게야 !
<도정봉을 지나 동막골로 내려가며>
도정봉의 옆을 돌아 동막골로 향하노라 !
동막골이란 이름이 어디 하나 둘이더냐?
가다가 길 막히면 다 동막골이지.........
허나,
이번 동막골은 도정봉에서 북서쪽으로 난 의정부 방향이로다 !
속세의 풍진이 여긴 아직 아니 불었더란 말이냐 ?
하-얀 눈밭길이 무척이나 깨끗하도다 !
서울의 유명산에 아직 이른 길도 남았더냐 ?
사뿐히 내려앉은 은빛 순결 위를 걸으니
나 또한 티 한 점 없는 순백의 신선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지도다 !
<동막골 하산길에서 본 도정봉>
예산거사의 실크로드인지 실버로드인지 ?
좌우지간 늙은 노태들을 위한 그 동막골 하산길도
마냥 평탄하기만 한 건 아니로다 !
가파른 바위 능선에서 밧줄 잡고 두어 바퀴 휘감아 돌아대니
'헐렁~ 헐렁~' 걸어가던 늙은 악당들
졸지에 혼비백산하도다 !
길은 비록 좋다 하나
역시 수락은 수락인게야 !
지나온 도정봉이 아스라이 먼 곳에 홀로 서서 우릴 배웅하니
애틋함의 극치로다 !
매력이 넘치는 도다 !
센티멘탈 하도다 !
"오~! 오~! 인적 드문 동막골 능선이여~!"
눈 덮인 그 능선을 타고 마침내 하산을 완료하니
"어허~! 참으로 괜찮은 길이로다 !"
오늘 산행에 있어 예산거사의 탁월한 선택은
우리 재경산악회의 청사에 길이 빛날 업적이로다 !
이로써 모두 만족하고 기쁜 마음으로 송년산행을 마무리 지은 다음,
2차는 사우나요,
3차는 저녁에 소주 한 잔 걸친 후
노래방으로 종을 치니
스트레스 해소가 확실히 되었도다 !
"어화~! 둥둥~!"
재경산악회 2005년도 송년산행 만만세로다 !
<등장인물 - 10명>
예산 예창기 부부
중산 이윤석 부부
청공 윤만수 부부
오호 우오현 부부
사중 김동성
남응 김종문
2005. 12. 25 수락산을 다녀와서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