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수도권산행

관악산 산행일기(2005.5.1)

OHO 2005. 5. 1. 20:14

관악산에서

 

 

 

재경동문회에서 게릴라 산행으로 예봉산을 간다고 한다. 나도 예봉산은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아 같이 갈 생각으로 우리 동기들 몇 사람에게 전화해보니 오늘따라 약속들이 많다. 할 수 없이 혼자라도 따라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 내리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오늘 비소식이 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잠시 망설이다가 '산에 못 가면 점심이라도 한그릇씩 하고 헤어지겠지.......' 하고 기다려 본다. 오늘 산행은 27회 이원균 후배와 29회 김영성 후배, 그리고 잠시후 도착한 15회 윤기택 선배님과 나 모두 4명이 전부라고 한다.

 

 

오늘 분위기가 어쩐지 예봉산은 맞지 않을 것 같다며 교통도 편하고 가까운 관악산으로 가자는 윤기택 선배님의 제안에 따라 다소 아쉽긴 하지만 모두 관악산으로 가기로 하고 다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사당역에 내렸다. 주택가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금방 관악산 등산로가 나온다.


<능선위에서 - 22회 우오현, 15회 윤기택 선배님, 27회 이원균님>

 


<능선위에서 - 29회 김영성님, 22회 우오현, 15회 윤기택 선배님>

 

 

날씨는 아직 흐리지만 비는 그쳤다. 햇볕이 없어서 산을 오르기는 좋은 날씨다. 며칠 전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더니 오늘도 꽤나 더운 탓인지 이마에서 계속 땀이 흘러내린다. 사당동에서 오르는 능선은 그 길이가 꽤 되는 것 같다.


<능선을 오르다 잠시........>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국기봉이 나온다. 관악산은 국기봉이 하도 많아 이게 무슨 국기봉인지는 알수 없지만 어쨋든 사당동에서 올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첫 국기봉임에는 틀림없다. 기념으로 사진 두어장 찍고 가지고 떡이랑, 과일도 나눠 먹으며 땀을 식힌다.


<국기봉에서>

 

윤선배님의 걸음이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빠르다. 게다가 옆도 보지 않고 시종일관 올라가기만 한다. 따라 갈 만은 하지만 조금 힘이 든다.


<연주대를 향하며>

 

 

이젠 능선도 웬만큼 올라왔는지 저 앞에 관악산 정상이 제법 뚜렷하게 나타난다. 처음 볼 때는 구름에 가린 것 같았는데 금방 구름이 걷히고 정상 앞에 있는 뽀죽한 559봉과 관악산의 상징이 된 기상관측소, KBS 송신소가 아주 가까이 보인다.


<관악산 정상 - 왼쪽이 KBS송신탑, 가운데가 559봉, 오른쪽이 정상겸 기상관측소>

 


<능선위에서>

 


<정상을 향하여>

 


<정상을 오르다 잠시 559봉을 뒤돌아 본다>


 

마지막 호흡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정상 하부의 암벽을 힘차게 올라가니 눈앞이 확-! 트이면서 관악산 정상이다.


<관악산 정상>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와 경기도 과천시, 안양시에 접해있는 해발 629미터의 그다지 높지는 않은 산이지만 송악산, 화악산, 운악산, 감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중의 하나로 불리는 명산이다. 산의 모양이 갓을 쓰고 있는 것 같아 관악(冠岳)이라고 불렀다는 이 산은 정상 일대에 뽀죽하게 솟은 봉우리들의 모양이 마치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다 하여 '불의 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정상에서 - 우오현>

 


<정상에서 - 윤기택 선배님>

 

 

정상에는 '관악산 - 해발 629미터'라고 쓰여진 대형 바위가 있다. 평소에는 이 바위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드는데 오늘 따라 별로 사람이 없다. 아마 아침에 비가 온 탓에 산을 찾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이리라. 손쉽게 기념사진을 한 장씩 찍고 연주암으로 발길을 돌린다.


<정상에서 - 27회 이원균님>

 


<정상에서 - 29회 김영성님>

 

 

연주암으로 내려가면서 바라보는 연주대의 모습은 보기 드문 절경이다. 깍아지른 절벽위에서 수천년의 풍파를 온 몸으로 감내하며 조용히 저 산 아래를 바라보며 홀로 외로이 서 있다.


<연주대>

 

 

연주대(戀主臺)는 신라의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 17년(677년)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관악사를 건립할 때 함께 건립한 것으로 원래 이름은 의상대라 하였으나 그 후 관악사는 연주암으로, 의상대는 연주대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연주대란 이름은 고려가 망하자 고려에 대한 연민을 가진 사람들이 조선의 개국 이후 이 곳에서 개성을 바라보며 고려의 충신들과 망해버린 고려를 연모하였다 뜻으로 연주대(戀主臺)라 불렀다고도 하며,

 

 

또 다른 설은 이성계가 연주암을 중창한 뒤, 태종의 첫째 왕자인 양녕대군과 둘째 왕자인 효령대군은 태종이 왕위를 셋째인 충녕대군(세종)에게 물려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방랑하다가 이 곳 연주대(戀主臺)에 올라 왕위에 대한 미련과 동경의 심정으로 왕궁을 바라보았다 하여 연주대(戀主臺)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연주대와 불꽃바위>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그만큼 연주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뛰어나기 때문에 생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연주암 위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한다. 오늘 하산후에는 12회 김용구 선배님의 집에서 여러 선후배님들이 모여 소주 한잔씩 한다고 하여 주변을 돌아보지도 않고 깔닥고개를 통해 서울대 옆 계곡으로 내려온다.

 

 

좀 피곤하긴 했지만 어쨋든 바쁜 걸음으로 산을 내려와 택시를 타고 김용구 선배님의 집에 들어가니 10회 박웅사 선배님, 11회 하은구 선배님, 12회 김용구 선배님, 잠시 후 도착한 13회 김정묵 선배님, 그리고 22회 김정규님과 친구 한분, 27회 송두진님, 29회 김종하님, 그리고 우리 일행 4사람이 합세하여 돼지수육, 골뱅이, 송두진 후배님이 강원도에서 당일 가져온 대구탕, 봄산채나물 등으로 푸짐하게 상을 차려놓고 배를 두드렸다.

 

 

 

등산지도(http://www.koreasanha.net/san/map/gwanag_01.jpg)

 

 

2005. 5. 1  관악산을 다녀와서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