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산가 - 호암산 시산제(2005. 4. 17)
지축산가 - 호암산 시산제(2005. 4. 17)
<호암산 제1국기봉에서>
<지축동문회를 위하여>
- 우 오 현 -
지축!
그 천지의 문을 연 지
50여년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그 이름!
지축!
나의 꿈을 키우고
나의 젊음을 불태우며 미래를 설계하던 곳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그리움이 넘치는 곳
나의 모교 경남공고!
떨리는 가슴으로 지축의 문을 떠난 지
50여년........
40여년........
30여년........
그리고 20여년, 10여년.......
지나온 세월은 이렇게 다르지만
지축이란 이름으로 형제 되고, 가족 되어
우리 서로 어깨동무하여 세상으로 나아간다.
저 산과 저 하늘이 천지간에 하나되듯
우리 서로 다르지만 지축으로 하나된다.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그리웁고 가슴 설레이는 그 이름!
지축이란 이름으로!
오전 10시 지하철 1호선 시흥역에는 온통 우리 지축 동문들의 모습뿐이다. 오늘 재경 지축산악회 시산제를 맞아 오랜만에 선후배님들의 얼굴도 볼 겸, 봄바람도 즐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평소보다 더 많은 동문들이 나온 때문이리라. 시흥역 앞 광장에는 금천구청에서 벚꽃축제를 벌일 예정인지 플랭카드와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어 오늘 분위기를 미리 예고라도 하는 듯 하다.
<호암산문 앞에서 - 청공부부>
몇몇 진행요원들은 목적지로 먼저 가서 시산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마을버스(1번)를 타고 호암산 입구인 벽산아파트에 내려 호암산문 앞에서 다시 집결했다. 화창한 봄날씨가 호암산문 개나리를 저렇게 활짝 피운 것일까! 노란 꽃송이들이 다발을 이루며 길을 따라 만개하니 보는 이의 가슴이 절로 설레인다.
<호암산문 앞에 모인 재경 동문들>
<호암산 안내판>
포장길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드니 잣나무 그늘 사이로 여기저기 갓 피어난 진달래가 여린 소녀의 순정이라도 노래하려는 듯 연분홍 얼굴을 살며시 붉히며 봄바람에 고개든다. 등산로를 가득 메운 우리 지축동문들의 긴 행렬 또한 얼마나 장관인가! 정말 생동감 넘치는 봄의 대향연이 펼쳐졌다.
<호암산을 오르며>
오늘 우리가 찾은 호암산(虎岩山)은 관악산으로부터 이어진 삼성산의 지맥인 금주산(衿州山)의 다른 이름으로 관악산 전체의 서쪽에 위치하며, 산의 형상이 북쪽의 한양을 바라보고 있는 호랑이의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해발 390미터의 낮은 산이지만 신라 문무왕 12년(672년)경에는 한강과 서해안을 통해 침공해오는 당나라 군사들을 효과적으로 방어한 곳이라고도 하며, 아직도 곳곳에 그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호암산을 오르며>
잣나무 숲을 지나 능선 위로 올라서니 넓은 길 주변에는 나지막한 소나무들이 알맞게 들어서서 화창한 봄 햇살을 받으며 더욱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산을 찾은 주위 사람들의 표정 또한 매우 밝아 마치 마을 뒷동산에 소풍을 온 기분이다.
<호암산을 오르며>
<호암산을 오르며>
작은 바위능선 두어개를 오르니 오늘 산행의 1차 목적지인 제1국기봉에 도착한다. 그리 높은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주변에서는 1차 봉우리에 해당하는지 주변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부드럽고 완만한 형세가 산 전체로 넓게 펼쳐져 있다. 얼른 두어장의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본 뒤 시산제 장소로 정한 제1야영장 한편에 있는 연못 쪽으로 이동한다.
<제1 국기봉에서>
<제1 야영장으로 이동>
<제1 야영장으로 이동>
제1야영장의 연못가에는 몇몇 동문들이 먼저 와서 시산제 준비가 한창이다. 오늘 시산제에는 돼지머리는 물론이고 떡, 고기, 나물, 과일, 술과 안주 등 없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세심하게 잘 갖추어져 있다. 이 모두가 우리 선후배님들이 세심한 배려 속에 이루어진 것임을 생각하면 우리 지축동문님들의 모교사랑과 선후배간의 우애를 다시 한번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시산제 준비>
<시산제 식순>
<시산제 집사 명단>
의관을 갖춘 후 12회 김용구 선배님의 주도하에 시산제가 거행됐다. 헌관(獻官) 이하 모든 행사 참석자들이 제사에 임하는 몸가짐을 바로 하기 위한 서립례(序立禮)를 시작으로, 제사장 주변을 세바퀴 돌며 주변정리를 하는 성소례(省掃禮), 산신의 강림을 축원하는 강신례(降神禮), 산신께 첫 술잔을 올리는 초헌례(初獻禮)와 축문(祝文) 낭독, 두 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亞獻禮), 마지막 잔을 올리는 종헌례(終獻禮), 잔에 술을 첨작하고 산신께서 음식을 드시도록 하는 첨작유식례(添酌侑禮食)에 이어, 시산제를 통해 우리의 소원하는 바를 들어달라는 발원문(發願文)낭독, 모든 참석자가 신에 대한 감사의 절을 하는 사신례(辭神禮), 그리고 기수별로 개인적 염원을 빌며 봉줄에 성금을 걸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제사에 쓴 술과 안주를 먹으며 제사를 끝내는 음복례(飮福禮)를 치룬 후, 참석자 전원이 제수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시산제의 공식 행사를 끝냈다.
<성소례 모습 - 제사장 주변을 세바퀴 돌면서 깨끗이 청소를 한다.>
<시산제를 주관하고 있는 12회 김용구 선배님>
<강신례를 올리는 2회 배덕호 선배님>
<축문을 읽으며 참신을 하고 있는 동문들>
<초헌례를 올리는 15회 박창욱 선배님>
<초헌례>
<아헌례를 올리는 10회 박웅사 선배님>
<종헌례를 올리는 9회 김동연 선배님>
<첨작례를 올리는 15회 박창욱 선배님>
<발원문을 낭독하는 8회 윤지현 선배님>
<기수별 제례중인 8회 윤지현 선배님>
<기수별 제례 후 봉줄에 성금을 걸고 있는 8회 이창훈 선배님>
<음복례 - 2회 배덕호 선배님, 15회 박창욱 선배님, 9회 김동연 선배님, 10회 박웅사 선배님>
<제례 후 제수음식을 나누며......>
<성금 다발을 들고 기뻐하는 27회 왕종수 총무>
시산제 후에는 행사장 주변에 끼리끼리 모여 앉아 제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우리 22회 동기들도 나무그늘 밑에 자리를 정하고 막걸리와 돼지고기를 나눠먹으며 오랜만에 ‘꺼억~ !’ 소리가 나도록 배불리 먹었다.
<시산제 후 끼리끼리 모여 앉아>
<시산제 후 끼리끼리 모여>
<시산제 후 끼리끼리 모여>
대략 1시간여의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늘의 시산제를 기념하는 '시산제 기념사진’을 두어장 찍은 다음, 다시 한번 주변 정리를 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시산제 기념사진>
하산하는 길가엔 진달래 꽃송이가 이별이 아쉬운 듯, 등뒤로 연분홍 꽃잎을 살짝 숙인 채 봄바람에 떨고 있다. 열아홉 순정 같은 그 애틋함과 순수함이 안스러워 나도 같이 아쉬움에 떨고있다.
<하산길에서>
하산길에서는 마음에 여유가 생긴 탓일까? 올라갈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주변 산의 경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저 평탄하기만 한 줄 알았던 산이 여기저기 제법 아기자기한 암벽도 보여주며 아름다운 곡선을 허공 속에 그려낸다.
<하산길에서>
<하산길에서>
한우물을 거쳐 시흥계곡으로 내려온다. 한참 내려오다 보니 다른 팀들과 헤어지게 되었는지 우리를 찾는 전화가 걸려온다. 어쨌든 다음 예정된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가던 길로 계속 간다. 곳곳엔 봄볕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등산개념도>
시산제의 마지막 행사인 뒷풀이 장소는 시흥역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영풍식당이다. 넓고 깨끗한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든다. 많은 선후배님들이 둘러앉아 불고기파티를 즐기며 우리 지축산악회의 발전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아직 다 못한 환담을 즐기며 오늘 시산제를 마무리 한다.
<영풍식당에서 뒷풀이를........>
<뒷풀이>
<뒷풀이>
<지축산악회의 탄생과 발전을 설파하고 있는 8회 이창훈 선배님>
<지죽산악회의 발전을 위한 건배 - 10회 박웅사선배님, 9회 김동연 선배님, 15회 윤기택 선배님>
오늘 시산제는 집행부의 빈틈없는 준비와 화창한 날씨, 시산제를 지내기 안성맞춤인 넓고 아늑한 분위기의 산, 편리한 교통여건, 이 모든 것들이 잘 조화되어 아주 성공적인 시산제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시산제를 통해 우리 선후배님들 간의 친목 또한 이에 못지않게 돈독해졌을 것으로 확신한다.
* 시산제에 참석한 우리 22회 동기와 가족들은 예창기부부, 윤만수부부, 김정규, 이윤석,
김동성, 이명환, 우오현 모두 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