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O
2023. 11. 16. 11:51
歸去來辭(귀거래사) - 陶淵明(도연명)
歸去來兮(귀거래혜) : 돌아가자!
田園將蕪胡不歸(전원장무호불귀) : 전원이 황폐해 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
旣自以心爲形役(기자이심위형역) : 이미 스스로 마음은 육신의 부림을 받았으니
奚惆悵而獨悲(해추창이독비) : 이 어찌 상심하여 슬퍼하기만 할 것인가?
悟已往之不諫(오이왕지불간) : 이미 지난일은 간언할 수 없는것을 깨달았지만
知來者之可追(지래자지가추) : 앞으로 다가올 일은 추구할 수 있음 알았다네.
實迷塗其未遠(실미도기미원) : 사실 길을 잘 못 들긴 했으나 아직 멀리 벗어나진 않았고
覺今是而昨非(각금시이작비) : 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그른 줄을 깨달았다네.
舟遙遙以輕颺(주요요이경양) :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風飄飄而吹衣(풍표표이취의) :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에 불어오네.
問征夫以前路(문정부이전로) : 길가는 길손에게 앞길을 묻고는
恨晨光之熹微(한신광지희미) : 새벽 녘 희미한 것이 한스럽네.
乃瞻衡宇(내첨형우) : 마침내 초라한 우리 집 보이니
載欣載奔(재흔재분) : 기쁜 마음 급히 뛰어 간다네.
僮僕歡迎(동복환영) : 하인들 나를 환영하고
稚子候門(치자후문) : 어린자식 대문에서 기다리네.
三徑就荒(삼경취황) : 뜰 안 세 갈래 작은 길엔 잡초 무성하나
松菊猶存(송국유존) : 소나무 국화는 아직도 그대로 있네.
携幼入室(휴유입실) : 어린놈 손잡고 방에 들어서니,
有酒盈樽(유주영준) : 술독에는 술이 가득하고,
引壺觴以自酌(인호상이자작) : 술병과 술잔 들고 자작하며,
眄庭柯以怡顔(면정가이이안) :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웃음 짓네
倚南窓以寄傲(의남창이기오) : 남쪽 창가에 기댄 체 의기양양해 하니
審容膝之易安(심용슬지이안) : 무릎 하나 들 일만한 작은집이지만 편안한 곳이네
園日涉以成趣(원일섭이성취) : 정원은 날마다 거니노라니 즐거운 정취 생겨나고
門雖設而常關(문수설이상관) :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항상 닫혀 있네.
策扶老以流憩(책부노이류게) : 지팡이에 짚고 다니다가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時矯首而遐觀(시교수이하관) : 때때로 머리 들어 먼 곳을 바라보네.
雲無心以出岫(운무심이출수) :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서 피어나고,
鳥倦飛而知還(조권비이지환) : 새는 나는 것이 권태로워서 돌아올 줄 아네
影翳翳以將入(영예예이장입) : 날이 어두우매 서산에 해 지려는데,
撫孤松而盤桓(무고송이반환) :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네.
歸去來兮(귀거래혜) : 돌아가자!
請息交以絶遊(청식교이절유) : 세상과의 교유를 끊어 버리자
世與我而相違(세여아이상위) : 세상과 나는 서로 어긋났거늘,
復駕言兮焉求(부가언혜언구) : 다시 벼슬길 나가 무얼 구할 게 있겠는가.
悅親戚之情話(열친척지정화) : 친지들과 정담 나누며 즐거워하고,
樂琴書以消憂(낙금서이소우) : 거문고 타고 책 읽으며 시름 달래련다.
農人告余以春及(농인고여이춘급) :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 일러주니,
將有事於西疇(장유사어서주) : 내일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련다.
或命巾車(혹명건거) : 때론 수레 불러 타기도하고,
或棹孤舟(혹도고주) : 혹은 배 스스로 저어
旣窈窕以尋壑(기요조이심학) : 깊은 골 시냇물 찾아 나서며
亦崎嶇而經丘(역기구이경구) : 험한 산을 넘고 언덕 지나가리라.
木欣欣以向榮(목흔흔이향영) : 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있게 자라고,
泉涓涓而始流(천연연이시류) : 샘물은 졸졸 흐르기 시작한다.
羨萬物之得時(선만물지득시) :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함을 부러워하며
感吾生之行休(감오생지행휴) : 나의 생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已矣乎(이의호) : 그만두어라!
寓形宇內復幾時(우형우내부기시) : 이 몸 세상 머물 날 얼마나 되려나.
曷不委心任去留(갈불위심임거류) : 어찌 마음이 임하는 대로 흐르지 않으며
胡爲乎遑遑欲何之(호위호황황욕하지) : 어찌 이제와 덤벙거리며 어디로 가려 하는가
富貴非吾願(부귀비오원) :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帝鄕不可期(제향불가기) : 내 죽어 신선나라 태어날 것 바라지 않는다.
懷良辰以孤往(회양진이고왕) :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或植杖而耘耔(혹식장이운자) : 때로 지팡이 세워놓고 김도 매고 한다네.
登東皐以舒嘯(등동고이서소) : 동쪽 언덕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臨淸流而賦詩(임청류이부시) : 맑은 시냇가에서 시도 짓노라.
聊乘化以歸盡(요승화이귀진) : 자연의 조화에 따라 죽음으로 돌아가리니
樂夫天命復奚疑(낙부천명부해의) : 천명을 즐길 뿐 다시 무엇을 의심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