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문

雪嶽秋景(설악추경)

OHO 2022. 10. 15. 15:07


<雪嶽秋景 설악추경>

高山深谷染秋色
(고산심곡염추색)
높은 산 깊은 골짜기 가을빛이 물들었네

紅紫赤黃何人作
(홍자적황하인작)
홍자적황 울긋불긋 누구의 작품인가

一幅畵似秀美景
(일폭화사수미경)
한 폭의 그림처럼 빼어난 절경일세

孤雲浮流大靑上
(고운부류대청상)
외로운 구름은 대청봉 위에 뜨가고

處處高峯鬱鬱隆
(처처고봉울울융)
곳곳엔 높은 산봉우리 빽빽히 솟아 있네

淸水朗朗谷溪裏
(청수낭랑곡계리)
계곡엔 깨끗한 물이 맑은 소리내며 흐르고

紅紫滿山華麗景
(홍자만산화려경)
온 산 가득 울긋불긋 화려한 경치

何人言說雪嶽美
(하인언설설악미)
어느 누가 말했나 설악산이 아름답다고

勿言不上只山好
(물언불상지산호)
오르지는 않고 산이 좋다 말만 하지 말고

請登雪嶽賞秋景
(청등설악상추경)
설악산을 올라 가을경치 감상하길 청하네


* 大靑은 설악산 최고봉의 이름입니다

* 가을과 단풍을 주제로 漢詩를 쓰볼까 생각하며 첫 3연까지 쓴후 다음 연결구가 잘 떠오르지 않아 사진은 어떤 것이 좋을까 하고 사진부터 고르다가 2019년 가을에 갔다온 설악산 사진을 본후, 단순히 단풍을 주제로 하기 보다는 설악산의 가을을 주제로 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고 詩題를 雪嶽秋景으로 바꾸고 나니 당시 설악산의 풍경들이 머리 속에 떠오르며 다음 구절들도 저절로 술술 떠올라 시의 초안을 끝내고 字句를 조금 더 다듬어 보았습니다. 아마도 옛 文士들이 경치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며 시를 쓴 이유도 실물이든 사진이든 직접 눈으로 보면 좀더 쉽게 좋은 詩句를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은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본 소청봉 입니댜

2022. 10. 15
五湖 禹五鉉 習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