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야화 등

장량의 孺子可教

OHO 2016. 1. 19. 22:10

유자가교(孺子可教)

젊은이는 가르칠 만하다는 뜻으로, 열심히 공부하려는 아이를 칭찬하는 말.

 

[십팔사략] <장량>편에 나오는 말이다.

 

장량은 본래 3대째 한나라 재상을 지냈으나, 진나라에게 멸망한 뒤에는 이름까지 바꾸고 훗날을 도모하게 되었다.

 

어느 날, 장량이 산보를 하는데 한 노인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며 장량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일부러 신발 한 짝을 다리 밑으로 떨어뜨리고는 주워달라 말했다.

 

장량은 속으로 부아가 올랐지만 범상치 않은 노인임을 직감하고 신발을 주워줬다.

 

장량이 주워 오자, 이번에는 발에다 신기라고 하였다.

 

장량은 말없이 무릎을 꿇고 신을 신겨 주니 이 모습을 바라보던 노인은 빙그레 웃고는 가버렸다.

 

그러나 우두커니 서 있는 장량에게 다시 돌아와 ‘유자가교’라는 말을 하고는 닷새 후 아침에 다리 위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하였다.

 

닷새 후, 날이 밝자마자 다리 위로 나온 장량보다 노인이 먼저 와 있었다.

 

노인은 화를 내면서 내일 다시 나오라고 하고는 가버렸다.

 

다음날 장량이 새벽에 다리로 나왔지만 또 노인이 먼저 나와 있었다.

 

사흘째도 마찬가지였다.

 

노인은 장량에게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욕을 하면서 닷새 후에 다시 나오라고 하였다.

 

노인과 약속한 날의 캄캄한 새벽에 장량은 다리 위로 나갔다.

 

노인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자 노인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노인은 기뻐하며 장량에게 책 한 권을 주면서 10년 후에 제북의 곡성산 아래에서 자기를 찾으라고 하였다.

 

그 책은 강태공의 병법이며, 그 노인은 바로 황석공이었다.

 

그 책을 연구한 장량은 유방이 가장 신뢰하는 모사가 되었으며, 한나라의 개국공신이 되었다.

 

마치, 무협지소설에 등장할 만한 기연이라 할 수 있지만 결국 장량의 우직함과 겸허가 한 인물의 성장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 지 알 수 있는 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