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문

[스크랩] 당신에게/오철수

OHO 2010. 11. 16. 12:34

당신에게/오철수

 


겨울이 와도
당신에게 들려줄 노래 없네
그저 평범하게 사십을 살고
이제 여행이나 떠났음 좋을
며칠이 남았을 뿐
화사하게
난 당신에게 들려줄 꿈도 없네
출근하고 퇴근하고 얼굴 마주치면
좋지도 싫지도 않게 그저
빙긋 웃을 밖에
할 말 없네
이제 내 상상은 월급 봉투처럼 너무 평범해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네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던
기다림의 긴긴 하루 없네
사람이 살던 곳에서 그저
당신을 사랑했던 기억과 아이들 얼굴
잊지 못할 몇 개의 추억만 담아 갈
맑아진 웃음밖엔
참으로 섦지도 않네


당신을 사랑하네, 졸다가 오간 말처럼

 


《아름다운 변병》내일을 여는책
-「하늘 연인」 열음사. 조명숙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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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너에게 편지를
글쓴이 : 흐르는 물 원글보기
메모 : 시가 마음에 드네요 스크랩해 갑니다. 감사